센트럴리그 3위 팀이 2위, 1위를 제치고 재팬시리즈까지 뛰어올랐다. 최강 전력을 갖춘 승률 1위 팀을 상대로 1~2차전을 내준 뒤 4연승을 거뒀다. 비현실적인 하극상 드라마를 연출했다. 26년 만에 재팬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0년 지바 롯데 마린즈 이후 14년 만에 3위 팀이 샴페인을 터트렸다.
2024년 가을, 요코하마 베이스타즈. 온 우주의 기운이 몰린 듯했다. 한신 타이거즈와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차례로 제압하고, 퍼시픽리그 우승팀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무너트렸다. 좌완 특급 이마나가 쇼타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공백이 생겼는데도 빛나는 성과를 냈다.
재팬시리즈 정상에 섰지만 미완의 우승이다. 리그 우승과 재팬시리즈 우승을 동시에 달성해야 완전한 우승이 된다. 2021년 야쿠르트 스왈로즈, 2022년 오릭스 버팔로즈, 2023년 한신이 그랬다. 센트럴리그 1위 요미우리와 퍼시픽리그 1위 소프트뱅크는 최근 나란히 미국 하와이로 우승 여행을 갔다 왔다. 한 시즌 143경기를 치러 올린 성과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내년 시즌 요코하마의 1차 목표는 센트럴리그 1위다.
요코하마가 우완 특급 트레버 바우어(33) 영입에 나섰다. 최근 신인 1지명 투수 두 명이 트레이드와 현역 드래프트를 거쳐 팀을 떠났다. 마운드 보강이 필요하다.
바우어는 메이저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다. 2023년 시즌 초 요코하마에 합류해 강력한 임팩트를 남겼다. 일본인 투수와 달리 메이저리그식으로 5일 간격으로 선발 등판했다. 19경기에 나가 10승(4패)을 올리고,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했다. 강력한 구위, 강한 승부 근성으로 요코하마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었다. 그는 8월 말 열린 한신전에서 땅볼 타구를 처리하다가 다쳐 시즌 끝까지 던지지 못했다. 내야 수비 실책이 나오면 팀 동료를 질책하고 독려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선 낯선 장면이었다.
요코하마가 잔류를 요청했지만 미국으로 돌아갔다. 일본프로야구는 메이저리그로 가는 중간 기착지였다. 그는 메이저리그 복귀를 모색했다. 연봉 액수는 상관없으니 기회를 달라고 했지만, 사생활 문제가 또 발목을 잡았다.
바우어는 일본 복귀 대신 멕시코리그를 선택했다. 멕시코리그에서 던지면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콜을 기다렸다. 그러나 끝내 부름을 받지 못했다. 10승무패, 평균자책 2.48. 이번 시즌 멕시코리그에서 거둔 성적이다.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했다. 120탈삼진을 올려 이 부문 1위를 했다. 최우수 투수상을 받았다. 지난 4월엔 9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았다. 1경기 19탈삼진까지 기록했다.
여전히 메이저리그 복귀가 최우선이다. 일본행이 이뤄진다면 요코하마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는 지난 11월 "일본으로 간다면 요코하마가 우선이다"고 했다. 11월까지는 그랬다. 요코하마 외에 몇몇 일본 구단이 바우어를 주시하고 있다.
요코하마는 라이델 마르티네즈 영입을 추진했다.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FA로 풀린 쿠바 출신 특급 마무리 투수다. 연봉 10억엔(약 9억2000만원)을 준비했다. 마르티네즈는 요미우리로 갔다. 4년-48억엔(443억5000만원), 최고 계약을 했다. 일본 매체들은 요코하마가 마르티네즈 영입을 위해 준비한 10억엔을 바우어 영입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바우어는 지난해 요코하마에서 연봉 3억엔을 받았다. 1년 새 3배 넘게 뛰어올랐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