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불펜 강화에 온 힘을 기울였다. 선발 최원태가 내부 FA로 나왔지만 FA 불펜 투수 장현식을 4년간 총액 52억원 전액 보장으로 잡았다.
왼손 불펜 함덕주에 이어 마무리 유영찬이 부상으로 시즌 초반 빠지게 되면서 불펜 사정이 여의치 않게 되자 베테랑 FA 김강률을 잡았고, 베테랑 사이드암 심창민도 영입했다. 이로써 어느정도 불펜의 불안감을 안정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내년 시즌 초반부터 불펜이 기대만큼의 안정감을 보여줄지는 미지수. 그래서 타선의 도움이 필요하다.
오프 시즌에서 LG는 타자 쪽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워낙 주전이 확실한데다 백업들도 키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 그러나 타선이 좀 더 터져야 하는 필요는 있다.
사실 LG는 올시즌 불펜이 약했지만 타선의 기복도 순위 하락의 이유가 됐다. LG의 올시즌 팀 타율은 2할8푼3리로 KIA 타이거즈(0.301), 롯데 자이언츠(0.285)에 이어 전체 3위였다. 득점은 808점으로 KIA(858점)에 이어 2위.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는 0.780으로 전체 4위였다.
전체적으로 타격 성적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기복이 있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터질 땐 대량 득점을 했지만 상대의 에이스 등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어려움이 컸다.
특히 LG로선 팀 타선의 중심이었던 김현수의 부진이 아픔으로 남았다. 김현수는 미국에서 돌아온 2018년부터 LG 타선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현재의 LG 타자들의 훈련 문화를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연습 벌레였던 김현수를 따라하면서 지금의 타격을 하게된 선수들이 많았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훈련을 하면서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최근 김현수는 예전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타율 2할9푼3리, 143안타, 6홈런 88타점을 기록했던 김현수는 올해는 타율 2할9푼4리(517타수 152안타) 8홈런 69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비슷했지만 타점이 줄었다. 득점권 타율이 2할5푼7리에 불과했기 때문.
그러다보니 줄곧 3번내지 4번 타자로 활약했던 김현수의 타순이 올시즌 중반부터 달라졌다. 김현수-오스틴-문보경으로 클린업 트리오를 이뤘는데 후반기엔 오슨틴을 3번, 문보경을 4번으로 기용하고 김현수의 위치를 5,6,7번으로 변동을 준 것.
김현수는 지난 8월 9일 잠실 NC전서 7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2018년 LG에 온 이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하는 경기에서 7번 타자로 나선 것이었다. 이후 남은 기간 동안 4경기에 더 7번에 들어가서 경기를 했었다.
내년시즌은 김현수에게도 부활과 함께 자존심을 되찾아야 하는 시즌이다. 내년엔 개인적인 대기록도 기다린다. 올시즌까지 통산 2388안타를 기록해 2500안타에 112개만을 남겨놓아 내년시즌 달성이 유력하다. NC 손아섭(2511개) 박용택(2504개)과 함께 2500안타 대열에 올라설 수 있다. KIA 최형우가 올시즌까지 2442개를 쳐 54개를 앞서 있다. 1432타점으로 개인 통산 1500타점에도 68개만 남겨놓고 있다. KIA 최형우(1651개) SSG 최정(1561개)에 이어 역대 세번째로 1500타점을 돌파할 후보다.
마운드가 자리잡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LG에겐 초반 타선이 터져 불펜 투수들에게 마음의 여유를 줘야할 필요가 있다. LG가 지난해 우승을 할 때 강력한 불펜진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타자들이 잘치면서 불펜 투수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여유를 준 덕분이기도 했다.
LG 염경엽 감독은 올시즌 여러차례 "우리는 타격의 팀"이라면서 타자들의 분발을 원했었다. 이 기조는 내년이라고 달라지지 않는다. LG는 쳐서 이겨야 하는 팀이고 그러기 위해선 김현수의 부활이 필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