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파크텔=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대한체육회장 '3선' 출마선언은 1시간 40분 격정 토로의 장이었다.
이 회장은 23일 오후 2시30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4층 아테네홀에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입후보 기자회견을 갖고 3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비위 혐의가 불거진 이 회장의 직무를 정지한 가운데, 이 회장은'대한민국 체육의 변화, 체육인과 완성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연단에 올랐다. "원래는 재임으로 끝내려 했다. 그런데 지금 대한체육회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걸 도외시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문체부가 감사를 하고 국회에서 청문회, 국정감사하고 국조실에서 조사하고 검경에 수사의뢰, 감사원 조사, 문체부가 어제까지 감사했다. 대한민국 모든 권력기관이 체육회 조사에 나섰다. 건국 이래 이런 일은 처음일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그냥 가는 건 무책임하다. 반드시 제가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름간 역대 회장님, 시도 체육회 임원, 지도자들을 만나 의견 수렴을 했다. 개인적으로도 이건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물러서면 모든 걸 인정하는 것이 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구도다. 나를 코너로 몰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8년 재임기의 공적과 국조실 조사 후 이어진 검경의 수사, 감사원-문체부 감사와 관련 횡령, 배임 혐의, 부정 채용,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 일련의 비위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도대체 뭘 잘못해서 이렇게 나를 악마화하나' 이런 생각을 안가질 수가 없다"고 했다. "지금까지도 똑 부러지게 뭐가 안나오지 않나. 이게 샘물처럼 판다고 나오는 게 아니다. 속이 터지고 답답해서 드리는 말씀"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한민국 체육 변화는 국가스포츠위원회 설립에 있다"며 지난 4년간 주장해온 15개 부처 체육 업무를 통합한 전담 거버넌스 설립을 재차 역설했다. "이것이 어느 정도 불가역적 단계가 되면 임기중이라도 훌륭하고 능력있는 회장님에게 넘겨주고 일상으로 돌아가 남은 삶을 정리할 것이다. 강원도 인제군 삼남면에 거처에서 경전이나 읽으며 삶을 정리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갈수가 없다"고도 했다.
출마선언 연설 후 질의응답, 이 회장은 거침없었다. 최근 인터뷰를 통해 폭로한 정부 고위층의 출마 만류와 대기업 회장 추천, 회유설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 회장은 "파리올림픽 후 3선까지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시끄러우니 다른 분야에서 일할 것을 제안했다. 여기서 못하면 그냥 끝내겠다고 하니 '기업인 오너, 재벌급'을 이야기하더라. 대한체육회장으로 재벌은 안된다고 반대했다. '통합 후 체육회는 전념해 일하지 않으면 관리가 안된다. 재벌 회장은 정치권에서 힘들 수도 있다'고 했다. 내가 강창희 전 국회의장 등 2명을 역제안했는데 답이 없더라"고 털어놨다. 정부 고위층의 정체를 확인하는 질문에 이 회장은 "우리나라 최고위 기관, 고위직 관료다. 문체부는 아니다"라면서도 "지금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관료의 발언을 정부 공식 입장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지적에 이 회장은 "3개 채널로 들었다. '3팀'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한팀은 저를 '조지는' 팀, 한팀은 체육회 내부를 흔드는 팀, 한팀은 선거를 준비하는 팀이라고 하더라"고 했다. 문체부의 직무정지 처분과 관련한 항고에 대한 질문에도 "직무정지는 잘못된 것이다. 대한체육회장은 선출직이지 장관이 임명하는 자리가 아니다. 임명권자가 체육인이다. 직무를 정지하려면 대의원 총회 결의가 있어야 하고, 법적 수사, 구속 재판 과정이 있어야 한다. 무죄추정 원칙이 있다"고 했다. 대한체육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엔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나은 단계로 가야 한다. 여기서 주저앉는 건 포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당선후 기소나 유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이 회장은 "내가 모르는 일이 발생될 수 없다. 타인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자신을 속일 수는 없다"며 거듭 결백을 주장했다. 3번째 도전, 판세를 묻는 질문에 이 회장은 "모르겠다. 체육인들이 판단할 것"이라면서 "당선돼 이 자리에 또 서게 되면 최선을 다하겠다. 어떤 사심도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24~25일 양일간 후보등록을 받은 후 내년 1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진행된다. 이 회장과 함께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유승민 전 IOC위원·대한탁구협회장(이상 가나다순) 등 역대 최다 8명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일부 단일화 움직임이 눈에 띄는 가운데 과연 몇 명이 입후보할지 관심이다. 후보 등록마감 다음날인 26일부터 선거일까지 20일간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올림픽파크텔=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