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철기둥'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반전 드라마를 썼다.
김민재는 21일(이하 한국시각)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라이프치히와의 2024~20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5라운드에서 83분을 소화하며,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김민재는 이날까지 선발 출전하며, 올 시즌 바이에른이 치른 전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공식 경기를 모두 포함하면 24경기를 소화했다. 출전시간은 2035분에 이른다.
김민재는 설명이 필요없는 '콤파니호의 활태자'였다. 지난 시즌 많은 기대 속에 바이에른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혹사에 가까울 정도로 경기에 나섰던 전반기와 달리, 아시안컵을 다녀온 후 후반기 급격히 팀내 입지가 줄어들었다. 토트넘에서 쫓겨나다시피한 에릭 다이어에게도 밀렸다. 방출 후보로도 거론됐다.
토마스 투헬 감독 대신 뱅상 콤파니 감독이 바이에른 지휘봉을 잡으며 기류가 바뀌었다. 공격적인 수비를 강조하는 콤파니 감독을 만나, 날개를 달았다. 개막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독일 언론의 혹평을 받았지만, 콤파니 감독은 강한 신뢰를 보냈다. 김민재는 기대에 부응했다. 콤파니 감독의 디테일한 지도 속 확실한 롤을 알게된 김민재는 특유의 단단한 수비를 뽐냈다. 다요 우파메카노와 짝을 이룬 김민재는 나폴리 시절부터 호평을 받은 과감한 전방 압박과 적극적인 수비로 바이에른 수비진을 이끌었다. 바이에른은 전반기 단 13골만을 내줬다.
김민재는 이같은 활약으로 자신의 비판하던 로타르 마테우스 등 레전드와 저조한 평점을 주던 빌트-키커의 입을 다물게 했다. '카이저'라는 호칭을 얻었으며, 각종 매체로부터 최고의 호평을 받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연구 기관인 국제스포츠연구소(CIES)가 발표한 올 시즌 세계 최고의 센터백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후벵 디아스, 버질 판다이크 등을 따돌렸는데, 유일하게 90점을 넘었다. 패스 성공률 100% 등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펄펄 날며 이주의 팀에도 여러차례 뽑혔다.
출전시간이 늘어난 김민재는 부상 등이 겹치며 순간적으로 흔들릴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김민재가 전반기 보여준 활약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22일 글로벌 스포츠 매체 90min 독일판은 전반기를 마무리한 바이에른 소속 선수들의 평점을 매겼는데, 김민재는 우파메카노와 함께 수비수 중 가장 높은 8점을 받았다. 90min은 '시즌 초반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이후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12월에 기복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모습'이라며 '높은 위치에서 수비를 해야 하는 역할의 어려움을 감안할 때, 김민재의 활약은 매우 인상적'이라고 엄지를 치켜올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