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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라고 다 찍어주진 않아", 만장일치 '부정'이 '긍정'보다 우세...MLB.com 전문가 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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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해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투표에서 최고의 관심사는 스즈키 이치로가 만장일치로 찬성 의견을 받느냐에 쏠린다.

이치로는 2019년을 끝으로 은퇴해 올해 HOF 입성 자격 첫 해다. 그는 은퇴 직후부터 HOF에 만장일치로 들어갈 후보로 꼽히며 미일 양국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아 왔다. 10년 이상의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 소속 기자들 투표로 진행되는 HOF 결과는 오는 22일 MLB 네트워크를 통해 발표된다.

올해 입후보 자격을 처음 얻은 선수는 이치로를 비롯해 CC 사바시아, 더스틴 페드로이아, 이안 킨슬러, 펠릭스 에르난데스, 트로이 툴로위츠키, 핸리 라미레즈 등 14명에 이른다. 여기에 2년차 이상 후보 카를로스 벨트란, 앤드류 존스, 앤디 페팃, 매니 라미레즈, 알렉스 로드리게스, 빌리 와그너, 지미 롤린스 등을 합쳐 28명이 BBWAA 투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이치로와 함께 사바시아와 자격 마지막 해를 맞은 와그너의 HOF 헌액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치로는 기정사실이고, 100% 여부에 시선이 쏠릴 뿐이다.

이에 대해 MLB.com이 23일(한국시각) '이치로는 만장일치로 HOF 회원이 될 것인가?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설문에는 MLB.com 소속 기자와 해설위원, 분석위원 등 55명이 참가했다.

설문 내용에 대해 MLB.com은 '각 개인에게 제기된 질문은 이치로가 만장일치 명예의 전당 헌액 자격이 있느냐가 아니라 BBWAA에서 일치된 의견으로 뽑힐 것이냐이다'라고 설명했다. 즉 이치로의 만장일치 HOF 입성에 대해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개인의 의견이 아닌 BBWAA라는 집단의 선택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물은 것이다.

결과는 의외였다. '그렇다'는 답이 '그렇지 않다'는 답들보다 적었다. 25명이 "그렇다"고 했고, 30명은 "아니다"고 했다. 만장일치에 실패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이 더 많았다.

역사상 만장일치의 지지를 받고 HOF에 들어간 선수는 마리아노 리베라가 유일하다. 그는 2019년 투표에서 425명 전원으로부터 찬성 의견을 받았다. 그러니까 이치로가 만장일치 득표할 경우 역대 두 번째이자 야수로는 첫 번째 케이스가 되는 것이다.

이치로는 당대 메이저리그 최고의 공수를 자랑했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뉴욕 양키스,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2019년 시애틀에서 은퇴할 때까지 19시즌 통산 3089안타, 509도루, 1420득점, OPS 0.757을 기록했다. 아시아 출신 최다 안타 및 최고 타율 기록을 보유 중이다.

특히 2001~2010년까지 10년 연속 3할, 200안타, 골드글러브, 올스타 선발이라는 전무후무한 금자탑을 쌓았고, 데뷔 시즌에는 AL 올해의 신인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는 기염을 통했다. 2004년에는 262개의 안타를 쳐 1920년 조지 시즐러의 257안타 기록을 84년 만에 깨트렸다.

역사상 가장 완벽한 히터이자 리드오프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별다른 구설수에 오르지 않고, 유니폼을 벗은 뒤에도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야구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역사상 손꼽히는 레전드들 조차 만장일치에 실패했다. 데릭 지터는 2020년 투표에서 397명 중 한 1명이 반대해 득표율 99.7%를 기록했다. 2016년 켄 그리피 주니어는 440명 중 3명이 찬성하지 않아 99.3%에 그쳤고, 통산 311승-3640탈삼진, 3차례 사이영상에 빛나는 톰 시버(1992년 98.8%), 통산 5714탈삼진을 찍은 20세기 올타임(All-time) 투수 1위 놀란 라이언(1999년 98.8%), 2632경기 연속 출전의 칼 립켄 주니어(2007년 98.5%), 원조 안타왕 타이 콥(1936년 98.2%) 등도 만장일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