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과연 진실은 뭘까.
중국 슈퍼리그 산둥 타이산과 계약을 상호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던 최강희 감독의 거취가 오리무중이다. 당초 산둥이 올 시즌 성적에 만족하지 못해 최 감독의 권한을 제한했고, 최 감독이 결국 산둥과 계약 해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 축구보는 최근 '최 감독의 계약 해지설 이면엔 복잡한 내부 갈등이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제드손의 계약 연장을 둘러싸고 최 감독과 구단 간의 갈등이 있었다'며 '최 감독은 제드손에게 3년 계약을 하자고 주장했지만, 산둥은 1+1 계약을 고집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 감독 입장에선 자신의 전술 계획과 선수 평가에 따라 스쿼드를 짜고 싶었을 것이다. 제드손은 그의 구상에 빠질 수 없는 선수였고,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감을 주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구단 입장에선 전체 연봉 규모와 선수 부상 위험도, 향후 구상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산둥은 최 감독과 계약을 해지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밝혔지만, 양측의 갈등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산둥이 지불해야 할 위약금 규모가 워낙 커 쉽게 계약을 해지할 수 없는 구조다. 구단은 최 감독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2023년 5월 산둥에 부임한 최 감독은 그해 16승10무4패로 산둥을 슈퍼리그 2위에 올려놓았다. 당시 승부조작 및 뇌물 혐의로 주력 선수들이 대거 빠져 있던 팀을 빠르게 수습해 좋은 성과를 만들었다. 2024시즌 성적은 13승9무8패, 승점 48점으로 5위였다. 현재 진행 중인 2024~2025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조별리그 이스트에선 2승1무3패로 전체 12팀 중 10위다.
현지 소식을 종합해보면 산둥은 올 시즌 성적에 대한 불만으로 최 감독의 팀 운영에 압박을 가했고, 이에 최 감독이 팀을 떠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중국 클럽들은 상호 계약 해지에 동의하고 새 지도자를 데려오는 수순을 밟았다. 그러나 최근 중국축구협회 주도 하에 각 클럽의 부채 규모 줄이기가 화두인 가운데, 산둥 역시 재정적 압박을 피하기 위해 최 감독에게 위약금을 지불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대신 마음을 돌려놓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산둥이 기존 자세를 고수한다면 최 감독 입장에선 새 시즌 팀을 지휘한다고 해도 상당히 제한적인 입장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쉽게 마음을 돌릴진 미지수다.
최 감독은 K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이다. 전북 현대 지휘봉을 잡은 2006년 사상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2009년 K리그 첫 우승을 시작으로 총 6회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6년 또 다시 아시아 무대를 제패했고, 중국으로 진출한 2019년엔 상하이 선화에서 FA컵을 따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