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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간 눈물 뚝뚝…라이벌 팬 기립박수 받으며 은퇴한 '푸른 눈의 나바스', "지난 20년은 기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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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푸른 눈'을 지닌 '세비야의 심장' 헤수스 나바스(39)가 눈물과 함께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나바스는 23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마드리드와의 2024~2025시즌 스페인프리메라리가 1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현역 마지막 경기를 소화했다.

경기 전 레알, 세비야 선수들은 두 줄로 도열해 나바스에게 '가드 오브 아너'를 선사했다. 레알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는 레알 선수 전원의 사인이 적힌 레알 유니폼을 선물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팀이 1-4로 끌려가던 후반 20분, 나바스는 미드필더 스타니스 이둠보와 교체되어 25분 남짓 그라운드를 누볐다. 경기장에선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세비야 원정팬과 레알 홈팬 할 것 없이 모두가 이날을 끝으로 은퇴하는 나바스를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나바스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나바스는 2대4로 패한 경기를 끝마치고 "오늘은 정말 장관이었다. 나는 라이벌 팀 경기장에서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없다. 정말 미쳤다"고 감격 소감을 말했다.

공동취재구역에서 담담히 은퇴경기를 치른 소감을 말하던 나바스의 눈에는 어느샌가 눈물이 고이더니, 급기야 고개를 떨구고는 펑펑 울기 시작했다. 스페인 일간 '마르카'에 따르면 장장 1분간 눈물을 흘렸다. 나바스는 "마지막 순간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내가 살아온 모든 순간, 내가 세비야와 스페인 국가대표팀에 전달한 기쁨을 떠올리며 그라운드를 바라볼 뿐이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건 정말 유니크한 일이다."

나바스는 "많은 순간, 많은 기쁨이 있었다. 나는 많은 것을 이뤘지만, 사람들은 늘 내가 똑같다고 말했다. 그런 것들이 이곳까지 오게 된 원동력이었고, 내가 대표팀에 전달하고 싶은 가치였다"고 했다.

나바스는 1985년 세비야의 로스 팔라시오스에서 태어나 세비야 유스팀을 거쳐 2003년 세비야 1군에 데뷔했다. 발 빠르고 헌신적인 클래식 라이트 윙어인 나바스는 소속팀과 스페인 국가대표팀을 거친 모든 감독들의 총애를 받았다. 2009~2010시즌엔 바르셀로나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를 따돌리고 라리가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정됐다.

2013년 재정 위기를 맞은 세비야에 이적료 2000만유로(현재환율 290억원)를 안기고 맨시티로 떠나 4년간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누빈 나바스는 2017년 다시 세비야로 돌아와 '낭만 커리어'를 쌓았다. 2020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유럽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2006년과 2007년 유로파리그, 2006년 유럽슈퍼컵, 2007년과 2010년 코파델레이 우승, 2007년 스페인 슈퍼컵 등을 묶어 8개의 우승컵을 들었다. 세비야에서만 705경기를 뛰며 구단 최다출전 기록을 세웠다. 2위 파블로 블랑코(415경기)와는 무려 290경기차이다.

말년엔 풀백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해 유로2024 준결승에서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를 꽁꽁 묶는 활약으로 스페인의 12년만의 유로 우승을 뒷받침했다. 나바스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로2012와 유로2024, 2022~2023시즌 유럽네이션스리그 등 무적함대 일원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에 기여했다. A매치 기록은 56경기(5골).

지난 1~2년간 고관절 부상으로 고생한 나바스는 지난 9월 '2024년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알렸다. 지난 셀타비고전에서 홈 고별전을 치른 나바스는 이날 완전한 작별을 고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