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토트넘 캡틴 손흥민이 리버풀 앞에서 체면을 구겼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홈 경기에서 선발출전해 교체될 때까지 82분 동안 왕성하게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토트넘은 3경기 연속 득점에 실패한 손흥민의 침묵 속 무려 6골을 헌납하며 3대6 참패를 당했다.
이날 손흥민은 4-2-3-1 포메이션의 왼쪽 공격수로 출전했으나, 상대 측면에 어떠한 위협도 가하지 못했다. 전반 초반 역습 상황에서 상대의 파울성 플레이에 넘어지는 장면 외에는 중계카메라 세례를 거의 받지 못했다. 간혹 짜증 섞인 표정을 짓는 모습만 비춰졌다. 현존 EPL 최고의 라이트백으로 군림하는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에 지워진 듯, 폭발적인 돌파, 날카로운 슈팅, 부드러운 연계 플레이와 같은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다.
기록은 초라했다. 2-5, 3골차로 끌려가던 후반 37분 티모 베르너와 교체될 때까지 슈팅 1개를 기록했다. 그마저도 무효슈팅이었다. 기대득점은 0.03골. 볼터치는 36회였지만, 상대 페널티박스 안 터치는 거의 없었다. 드리블은 2번 시도해 1번 성공했고, 지상경합 성공률은 약 33.3%(1회 성공)에 불과했다. 볼 소유권을 잃은 횟수는 10번, 오프사이드 반칙은 3회였다.
팀이 역사적인 참패 속 손흥민에 대한 평가가 좋을리 만무했다. 통계업체 '소파스코어'는 손흥민에게 평점 6.3점을 매겼다. 나란히 선발출전한 토트넘의 1~2선 자원 중 가장 낮다. 도미닉 솔란케가 7.6점, 제임스 매디슨이 7.2점, 데얀 쿨루셉스키가 7.0점을 각각 받았다. 셋은 각각 1골씩 넣었다.
손흥민의 평점은 6골을 헌납한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6.8점)보다 낮았다. '소파스코어' 기준 올 시즌 리그 평균 평점이 7.54점인 손흥민은 이날 올 시즌 개인 최저 평점을 작성했다. 종점 최저 평점은 지난 6일 본머스전에서 기록한 6.6점이었다. 당시 토트넘은 0대1로 패했다.
이날도 어김없이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식 공격 축구가 '독'이 됐다. 전반 23분, 알렉산더-아놀드의 그림같은 크로스에 이은 루이스 디아즈의 헤더로 선제골을 헌납했다. 36분 알렉시스 맥앨리스터에게 추가골을 내준 토트넘은 5분 뒤 매디슨의 추격골로 따라붙었지만, 전반 추가시간 1분 도미닉 소보슬러이에게 한 골을 더 내주며 전반을 1-3으로 마쳤다.
전반 실수를 연발한 토트넘은 후반에 완전히 무너졌다. 공격적으로 라인을 올려 추격의 고삐를 당기던 후반 9분과 16분 절정의 기량을 뽐내는 '리버풀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에게 연속골을 헌납했다. 이날 2골 2도움을 기록한 살라는 총 15골11도움을 기록, 시즌 개막 후 크리스마스 전에 10-10(골-도움)을 올린 최초의 선수로 등극했다.
토트넘은 후반 27분 쿨루셉스키, 후반 38분 솔란케의 골로 스코어를 3-5로 만들었지만, 후반 40분 디아즈에게 쐐기골을 내주며 3골차 패배를 당했다. 교체 후 벤치에서 허탈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바라본 손흥민은 "좀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인 것 같다. 홈에서 이렇게 좀 더 많은 골을 내주면서 힘든 상황에 처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토트넘 홈 벤치 옆에는 1월1일 입단을 앞둔 양민혁도 있었다. 최근 리그 4경기에서 3패(1승)를 당한 토트넘은 승점 23으로 '더보기 리그'인 11위로 추락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4위 노팅엄포레스트(31점)과는 8점차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