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부활을 향한 의지. 투수친화형 잠실구장에서 꽃피울 수 있을까.
LG 트윈스는 우완 사이드암 투수 심창민 영입을 앞두고 있다. 아직 구단이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입단 합의를 한 상태다.
심창민은 데뷔 때부터 영광의 시간을 보냈던 투수다. 경남고 졸업 후 2011년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의 1라운드 전체 4순위 지명을 받았다. 입단 당시부터 기대가 컸고, 2년차인 2012년부터 곧장 1군 불펜 요원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삼성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밥 먹듯이 하던 '삼성 왕조' 시절. 당시 막내였던 심창민 역시 기라성 같은 삼성의 철벽 불펜 선배들과 함께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며 왕조의 멤버로 활약했다.
2016년에는 마무리로 25세이브를 거두기도 했고, 2017년에는 16홀드-6세이브, 2018년에는 다시 5홀드-17세이브를 챙기면서 뒷문을 지켰다.
국가대표로도 커리어를 쌓았다. 2015년 '프리미어12' 초대 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합작했고,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으로도 발탁되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2021년 12월 트레이드로 NC 다이노스에 이적하면서 삼성을 떠났다. 하지만 트레이드는 결과적으로 최악의 수가 됐다. 심창민은 NC에서 뛴 3시즌 동안 16경기 등판에 그쳤다. 제구 난조와 부진, 부상이 겹치면서 사실상 제대로 1군에서 활용되지 못했다. 그마저도 2023년을 끝으로 올해는 단 한 차례도 1군에 콜업되지 못했고, 시즌이 끝난 후 방출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실상 커리어가 끝인 것 아닌가 싶었을 때, 길이 생겼다. 불펜 보강을 원하는 LG에서 기회가 찾아왔다. 심창민은 최근 LG 구단 관계자들 앞에서 테스트 투구를 했다.
LG는 데이터 측정 장비를 두고 심창민의 투구를 면밀히 분석했다. LG의 한 관계자는 "겨울인데도 구속이 144km가 나왔다. 구속은 문제가 아니고, 공의 회전수도 나쁘지 않았다. 앞으로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본다. 밸런스 문제였는데, 약간 조정을 하니 훨씬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이야기 했다.
올 시즌 1군에서 1경기도 던지지 않았지만, 방출 후에도 몸을 잘 만들어 LG의 테스트를 통과하면서 다시 한번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
LG는 함덕주, 유영찬의 수술과 재활로 불펜 보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 FA 장현식과 김강률을 영입했고, 새 마무리 투수로 장현식을 낙점했다. 여기에 심창민까지 과거의 구위를 되찾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불펜 인원에 대한 고민은 확실히 줄게 된다.
삼성 왕조의 주역 그리고 국가대표 출신 사이드암 투수의 자존심. 심창민은 잠실에서 부활할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