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손흥민의 절친인 맨시티 카일 워커(34)가 할리우드 액션으로 도마에 올랐다.
맨시티는 16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유와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에서 1대2로 역전패했다. '맨체스터 더비'의 자존심 싸움에서 패해 아픔은 곱절이었다.
맨시티는 전반 36분 요스코 그바르디올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후반 막판 무너지며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후반 43분 브루노 페르난데스에게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허용한 맨시티는 2분 뒤인 45분 아마드 디알로에게 극장 역전골을 내줬다.
워커는 또 다른 흑역사였다. 그의 '부끄러운 다이빙'은 전반 38분 일어났다. 워커는 2003년생으로 열 세살이나 어린 라스무스 호일룬(21)과 신경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얼굴을 움켜쥐고 쓰러졌다. 그는 이마를 맞대고 매섭게 노려보다 갑자기 넘어지며 고통을 호소했다.
호일룬은 황당했다. 해리 매과이어가 쓰러진 워커에게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자 양팀 선수들이 뒤엉켰고, 엘링 홀란이 매과이어를 밀어냈다. 주심은 결국 워커와 호일룬에게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하프타임 리뷰에서 맨유 레전드 로이 킨이 발끈했다. 그는 워커를 향해 "경험이 많은 선수인데 접촉이 없었다. 워커는 어떻게"라며 말문을 흐린 후 "나는 그를 잘 모른다. 워커는 부끄러울 거야. 그렇게 쓰러지는 게 부끄러울 거야"라고 분노했다. 맨시티 출신의 미카 리차즈가 개입해 "워커는 그보다는 좋은 사람"이라고 옹호했지만 더 이상 '쉴드 불가'였다.
호일룬은 자신의 SNS를 통해 워커를 공개 저격했다. 워커와 머리를 맞대고 있는 사진을 올린 그는 "최고의 퍼포먼스였다. 하지만 오스카상은…"이라고 조롱했다. 이 경기에서 연기상을 뽑는다면 워커에게 수여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워커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답글을 남겼다.
맨시티는 최근 공식전 11경기(EPL 1승1무5패·카라바오컵 1패·유럽챔피언스리그 1무 2패)에서 단 1승만 거두는 치욕을 이어갔다. 또 EPL에서 2경기 연속 무승에 그치며 승점 27점(8승 3무 5패)으로 5위에 머물렀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선두 리버풀(승점 36·11승3무1패)과의 승점 차가 9점으로 벌어지면서 맨시티의 EPL 5연패 도전도 희미해졌다. 반면 기사회생하면 EPL 2연패에서 탈출한 맨유는 13위(승점 22·6승4무6패)에 위치했다.
에릭 텐 하흐 감독 후임으로 맨유 지휘봉을 잡은 루벤 아모림 감독은 첫 맨체스터 더비에서 승리를 장식했다. 그는 "우리가 승리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우린 대단한 일을 해냈다. 아스널에 패한 경기와는 달랐다. 그 경기와 달리 이번엔 믿음에 있었다"고 반색했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나는 충분히 잘해내지 못했다. 나는 보스이고, 감독이다. 해결책을 찾아야 하지만,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 그게 현실이다. 변명은 필요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