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16일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심판들의 1년을 결산하고 미래를 도모하는 자리인 '대한축구협회(KFA) 심판 컨퍼런스 2024'에 현역 지도자인 변성환 수원 감독이 깜짝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지난 2023년부터 수원을 이끌고 있는 변 감독은 '패널토크, 지도자 트렌드 이야기' 패널로 초대돼 '낯섬과 공존'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심판에 대해 평소 마음에 품고 있었던 생각과 과거 오심 사건 등에 대해 특유의 솔직 화법으로 풀어냈다. 변 감독은 "현재 외부에선 K리그가 예전에 비해 강해졌으며 업그레이드됐다고 평가한다. 그 중심에는 (팀 중심의)기술적인 파트도 있겠지만, 심판들이 있으매 리그가 높은 레벨에 올라왔다. 심판은 각 구단이 준비한 내용을 경기장에서 보여줄 수 있도록 경기를 진행해준다. 심판이 리듬을 끊으면 준비한 게임 플랜대로 경기를 할 수 없다. 양쪽에서 밸런스를 맞춰야 아시아 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변 감독은 "내년에 선수단 구성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한 외국인 선수는 수원에 오고 싶다고 한다. 돈도 많이 주겠다고 했는데, 해당 선수 와이프가 한국을 안 오겠다고 한다"고 고충을 토로한 뒤 "K리그는 누구나 오고 싶어하는 리그가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기술과 심판이 모두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프로 사령탑 2년차를 맞이한 변 감독은 "나는 7년간 협회 전임지도자를 지내며 나만의 축구 철학을 적립했다. 내가 원하는 축구에 대한 기본 가이드가 있다"며 "지난시즌 승격하지 못한 건 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잘 준비해서 내년에 승격하는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변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심판에 대한 이야기를 건네는가'란 다소 민감할 수 있는 물음에 "라커룸에서 짧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편이다. '이 심판은 이런 운영을 선호하니, 거기에 맞게 플레이하라'는 식이다. 심판에 집중해야 할 이유는 없지만, 합리화시키기 위해 어떤 이유를 찾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경기 중 오프사이드와 페널티킥과 같이 직접적으로 골로 연결되는 상황에 민감한 편이라는 변 감독은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 두 상황에 신경쓰고 있다"고 고백했다. 거의 모든 지도자도 이에 공감할 듯하다. 인터뷰 중 '논란의 오심 사건'이 자연스레 화두에 올랐다. 변 감독은 지난해 7월, 대한민국 U-17 대표팀을 이끌고 '2023년 U-17 아시안컵'에 나섰다. 어렵사리 결승에 오른 한국은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판정의 불이익을 받아 전반 한 명이 퇴장 당했고, 해당 파울로 결승골까지 헌납했다. 후반에는 페널티킥이 의심되는 상황이었지만, 휘슬이 울리지 않았다. 협회 차원에서 아시아축구연맹에 공식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0대3으로 패하며 눈물을 흘렸다. 변 감독은 "저희가 예선부터 결승까지 6경기를 치렀다. 결승전을 관장한 태국 심판이 일본의 6경기 중 4경기를 담당했다. 3경기는 주심, 1경기는 대기심이었다"고 심판 배정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 생각엔 후반전 상황은 명백한 PK였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이 가동됐더라도 판정은 달라지지 않았을 것"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길 그 편에 서서, 낯섬과 공존의 시대: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는 부제로 진행된 심판 컨퍼런스에선 수키딘 빈 모드 살레 FIFA 강사의 핸드볼 규칙 이야기, 유병섭 KFA 전임강사의 주요 변경 경기 규칙 이야기, 최영인 AFC 체력상사의 체력 트렌드 이야기, 프로심판 스피치 무빙레프리 이야기, 심판운영팀 매니저의 저연령 우수심판 육성이야기 등으로 구성됐다. 수키딘 강사는 "공이 손에 맞았다고 모두 핸드볼 파울은 아니다. 수비자와 공격자 입장이 다르다"며 "수비수가 먼저 날아오는 공을 막고, 그 공이 튀어올라 수비수 손에 맞았다면, 그건 핸드볼이 아니다. 팬들은 명백한 핸드볼이라고 하겠지만, 당사자인 선수들은 억울하다. 이에 심판은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 강사는 심판들이 월드컵 본선 기간에 다리 부상에 노출된다면서 평소 세심한 부상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오후에 진행된 2부 코너에선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 출범식이 열렸다.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회장 이동준)는 K리그 심판의 저변확대, 선수·팬과의 소통, 사회공헌활동 등을 하고자 지난 3월 출범한 단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