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김용임은 이렇게 노래했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지우고 님이 되어 만난 사람도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도로 남이 되는 장난같은 인생사'라고.
이 장난같은 인생사가 정말 눈 앞에 펼쳐졌다. 바로 그룹 뉴진스의 얘기다.
뉴진스가 14일 새 계정 '진즈포프리'를 개설했다. 멤버들은 "저희 진짜다", "버니즈(뉴진스 공식 팬클럽) 보고 싶었다"며 인사를 건넸고 "이 날을 기다렸다"며 근황 사진을 폭풍 업로드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 참석자들을 위해 여의도 인근 식당과 카페에 삼계탕 음료 등을 선결제 했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관심을 모은 건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관계성이었다. 뉴진스는 탈어도어 선언 이전부터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해왔다. 라이브 방송에서도, 국정감사에서도, 계약해지 전 어도어에 발송한 내용증명에서도 민 전 대표의 복귀를 바라는 이들의 주장은 한결같았다.
그리고 뉴진스는 민 전 대표와 여전히 끈끈한 관계를 보여줬다. 다니엘은 자신이 어린 시절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는 영상과 함께 '대퓨님 해피버스데이'라고 민 전 대표의 생일을 축하했다. 다른 멤버들도 "오늘 정말 너무너무너무 행복한 하루를 보내셨으면 좋겠고 맛있는 케이크 드시고 끝없이 사랑을 계속 받으시길 바라요"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이에 민 전 대표는 '좋아요'로 화답했다.
뉴진스가 '뉴진즈'로 돌아온 이유는 명확하다. 멤버들은 기자회견에서 어도어가 전속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에 추가 소송이나 위약금 배상의 의무가 없고 뉴진스라는 이름도 그대로 사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전속계약 문제를 떠나 뉴진스라는 상표권 자체가 어도어에 있기 때문에 어도어와의 협의 없이 이름을 사용한다면 손해배상을 해야할 수도 있다.
그래서 멤버들도 7일 일본 가수 요아소비의 내한 공연에서 뉴진스라는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고, 이번 새로운 계정에서도 '뉴진즈'를 자처했다.
문제는 앞으로의 행보다. 뉴진스라는 이름에 대한 권리도, 기존 히트곡에 대한 소유권도 모두 어도어에 있는 만큼 뉴진스가 어도어를 떠나 독자행보를 걷기 위해서는 분쟁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어도어는 전속계약 유효확인의 소까지 제기한 상태. 아무리 뉴진스가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이 해지됐다고 주장하더라도 한매연, 연제협, 음콘협 등 관련 단체에서 지적한 대로 어도어의 귀책 사유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한다면 법원의 결정은 다르게 나올 수 있다.
또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뉴진스'던 '뉴진즈'던 제대로 된 활동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활동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활동으로 인한 수익은 어도어와 상의해야 한다. 즉 새로운 이름을 내세운다고 해도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뜻이다.
뉴진스가 과연 자신들의 뜻대로 '뉴진즈'로 새롭게 태어나 민 전 대표의 품에 안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