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송혜교와 전여빈이 오컬트 영화 '검은 수녀들'을 통해 2025년 새해 극장가의 포문을 연다.
'검은 수녀들'은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제작보고회를 열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날 현장에는 송혜교, 전여빈, 이진욱, 문우진과 권혁재 감독이 참석했다.
2025년 1월 24일 개봉하는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해결사', '카운트'를 연출한 권혁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검은 수녀들'은 강동원, 김윤석 주연의 '검은 사제들'의 후속작으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불러모았다. 이에 권 감독은 "'검은 사제들'을 연출한 장재현 감독님과 미장센 단편영화제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원래도 친분이 있었고, 제가 참 좋아하는 감독님이다. 처음 '검은 수녀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얼얼했고 여운이 대단했다. 최고의 스태프들의 조언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검은 수녀들'만의 색을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작사 IP가 있기 때문에 세계관을 잘 이어갈 수 있을지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좋은 작품에 누가 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장재현 감독님과도 촬영 전과 중간에 통화했고 작품에 많은 응원을 보내줬다"며 "영화가 곧 개봉할텐데 장재현 감독님을 좋아하는 팬 분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특히 송혜교와 전여빈의 신선한 조합에 관객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먼저 송혜교는 넷플릭스 '더 글로리' 시리즈 이후 '검은 수녀들'을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저도 스스로 어떤 작품을 선택할지가 궁금했다"며 "'더 글로리'로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다음 작품을 선택할 때 부담이 됐던 건 사실이다. '더 글로리'에서 장르물을 연기해보고 나서, 새로운 연기가 재밌어졌다. 그 이후 시나리오를 볼 때 장르물 위주로 보게 됐고, '검은 수녀들'을 만나게 됐다. 아마 이번 작품을 통해 또 다른 제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송혜교는 소년을 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의식을 준비하는 유니아 수녀를 연기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저돌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수단과 목적을 가리지 않는다"며 "수녀로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고, 말도 거칠지만 굳건한 진심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전여빈과 첫 호흡을 맞춘 소감을 묻자, 송혜교는 "너무 좋았다"고 답했다. 그는 "여빈 씨와 작품에서 만나고 싶었고, 저랑 친한 배우들이 여빈 씨랑 친해서 말을 많이 들었다. 항상 좋은 이야기만 들었는데, 만나서 함께 호흡을 맞춰보니까 들었던 것보다 더 좋더라. 여빈 씨는 제가 힘이 됐다고 하지만, 저한텐 여빈 씨가 큰 힘이 됐다. 마치 저의 구세주 같다. 미카엘라가 없으면 유니아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거다"고 전여빈에 고마움을 전했다.
전여빈은 유니아 수녀를 돕기로 결심하는 미카엘라 수녀 역을 맡았다. 그는 "정신의학과 의사이고, 바오로 신부님의 제자이기도 하다. 신부님의 뜻에 따라 구마를 부정하지만, 내면에는 흔들리는 난제가 있다"며 "그러던 와중에 유니아 수녀를 만나게 되고, 부탁을 받게 된다. 그 부탁을 외면하고 싶지만, 호기심에 사로잡혀 한 소년을 위해 떠나게 된다"고 전했다.
앞서 전여빈은 지난해 열린 제44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수상 당시 '중꺾그마'(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 어록을 남겨 진한 감동을 전했던 바 있다. 그는 "청룡영화상 수상 당시 설레는 연기로 보답하겠다고 했는데, '검은 수녀들'의 미카엘라로서 설레는 마음과 열정을 한 아름 담았다"며 "훌륭하신 선배님, 제작진과 함께한 만큼 관객들에게 당당히 선물드릴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게 돼 기대되고 설렌다"고 말했다.
또 전여빈은 송혜교에 대해 "선망의 여신님이자, 닮고 싶고 만나고 싶은 선배님이셨다"며 "지난해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대상을 수상하셨을 때도 인사드리고 싶어서 기다렸고, 그 정도로 선배를 향한 깊은 애정을 혼자서만 간직하고 있었다"며 "혜교 선배는 현장에서 '따뜻한 등불' 같았다. 조용한 카리스마로 모두를 품어주셔서 '나의 유니아'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아마 관객 분들도 영화를 보시고 나서 '나의 유니아'라는 말을 하시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진욱은 구마를 반대하고, 의학으로 소년을 구할 수 있다고 믿는 바오로 신부로 변신했다. 그는 작품을 선택한 계기에 대해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오컬트 장르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기회만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또 저희 팀이 워낙 믿음직스럽기 때문에, 잘 묻어갈 수 있겠다 싶었다"고 전했다.
훈훈한 비주얼로 사제복을 완벽히 소화한 이진욱은 "너무 편안했고, '드디어 입어보는구나' 했다. 아주 어렸을 땐 사제를 꿈꿨던 적도 있었다. 점점 커가면서 이게 힘든 일이라는 걸 알게 되고, 꿈과 멀어지게 됐는데 묘하게 사제복만 입으면 남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고 싶어 진다"고 웃으며 말했다.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희준 역을 맡은 문우진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나서 '검은 사제들'의 박소담 배우가 먼저 떠올랐다. 아무래도 전작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셨기 때문에, 제가 그만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부담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중학생인 희준이가 악령에 들린 연기를 했을 때, 중학생 답지 않은 성인 같은 연기를 보여드리면 어떨까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권 감독은 "지난 한 해동안 배우들과 열심히 찍었다"며 "배우들의 에너지 넘치는 연기와 노고가 고스란히 담긴 작품인 만큼, 관객들과 빨리 스크린을 통해 만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처음 한 분 한 분 배우들을 캐스팅하면서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기분이었다. 이 감정이 관객들에게도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