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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후 최고의 1년→'상무 대신 김태형' 선택…22세 어린 나이, 선수 인생 갈림길에 섰다 [SC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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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사회에선 어린 나이지만, 프로에선 데뷔 4년차의 성인이다.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이 야구 인생의 기로에 섰다.

김진욱은 당초 올겨울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 예정이었다. 하지만 입대 3일을 남겨둔 11월 말 전격 입대 취소를 결정했다.

시즌 후 훈련 과정에서 왼쪽 팔꿈치에 인대 부분파열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롯데 구단과 김진욱은 긴 고민 끝에 상무 입대 취소 후 재활을 택했다. 구단 측은 "내년 스프링캠프 합류는 이상없다"고 덧붙였다.

사실 김진욱의 올 겨울 입대는 구단 안팎에서도 아쉽다는 평이 적지 않았다. 잔근육까지 확실히 단련된 체구가 증명하듯, 김진욱은 야구에 진심인 남자다.

이 시점에서 군대를 갈 경우 제대했을 때 김태형 감독의 잔여 계약기간은 채 반년이 되지 않는다. 데뷔 이후 최고의 1년을 보낸 만큼, 명장과 좀더 오랜 시간을 함께 했으면 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다만 이번 입대 철회로 인해 김진욱의 군복무 로드맵은 여러모로 꼬이게 됐다. 상무는 군복무 기간 동안 KBO 퓨처스리그(2군) 무대를 통해 꾸준한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무대다. 공식적으로 불이익은 없다고 하지만, 향후 상무 재입대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다가오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혜택을 받는게 최선의 시나리오지만, 이 또한 쉽지만은 않다.

강릉고 2학년 때 이미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할 만큼 최고의 재능으로 인정받았던 특급좌완.

프로 입단 후 구위를 살리기 위한 투구폼 조정을 거치면서 제구가 흔들렸다. 마운드 위에서 좀처럼 자신감을 찾지 못하면서 아쉬움 가득한 3년을 보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갔고, 1군에 붙박이로 머무르지도 못했다.

올해는 달랐다. 19경기(선발 18경기)에서 84⅔이닝을 소화하며 4승3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다. 붕괴 직전이었던 올해 롯데 토종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나균안의 이탈로 4선발의 부담을 짊어졌지만, 예정대로 부담이 덜한 5선발 역할을 수행했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 수도 있다.

7월까진 퀵 후크(5회 이전 교체)가 3차례 밖에 없을 만큼 매 등판 때마다 안정된 기량을 보여줬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궤도에 올라왔다"고 평가할 만큼 구위와 제구 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7월까지의 평균자책점은 4.65. 마운드 위에서의 섣부른 감정 표현도 크게 줄어들었다.

다만 8월 이후 8번의 등판 중 퀵후크를 6번이나 당했고, 퀄리티스타트는 단 1번에 그치면서 급격히 기록이 나빠진 점이 아쉽다.

내년 롯데는 윌커슨 대신 새 외인 데이비슨을 택했다. 반즈와 데이비슨, 박세웅이 1~3선발을 맡을 전망. 그 뒤서 김진욱 나균안 정현수 등의 후보군이 4,5선발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롯데 구단과 김진욱이 스스로 내린 결정. 3년 내 롯데 우승을 공언했던 김태형 감독과 함께 할 남은 2년, 김진욱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이번 선택의 명암이 갈리게 된다.

한편 김진욱은 15일 최동원기념사업회가 마련한 최동원 유소년야구단과 해운대 리틀야구단의 친선경기 현장을 찾아 심판을 보고, 깜짝 사인회를 갖는 등 재능기부를 펼쳤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