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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위기에 몰린 '197승' 투수, 요미우리는 왜 다나카에게 손을 내밀었나[민창기의 일본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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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통산 '200승'을 향해 다시 움직인다. 은퇴 위기에 몰렸던 '197승'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36)가 재취업에 성공했다. 아베 신노스케 감독의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지난 2일 라쿠텐 이글스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후 2주 만이다.

스포츠닛폰 등 일본의 매체들은 16일 '요미우리가 다나카 영입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요미우리는 다나카 영입에 큰 관심이 없었다. 3년 연속 센트럴리그 꼴찌를 한 주니치 드래곤즈, 2년 연속 5위를 한 야쿠르트 스왈로즈 얘기가 나왔다. 두 팀이 영입 불가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소속팀을 찾지 못해 미아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불꽃을 불사를 수 있게 됐다. 3승을 채우면 빛나는 '200승'에 도달한다. 다나카는 라쿠텐 소속으로 119승, 뉴욕 양키스에서 78승을 올렸다.

전성기 때 다나카는 무서울 게 없었다. 2013년 24승무패, 괴물 같은 맹활약으로 라쿠텐 이글스를 창단 첫 재팬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재팬시리즈 상대팀이 요미우리였다. 다나카는 7차전 9회 마지막 투수로 나가 승리를 확정했다. 앞서 두 차례 선발 등판을 한 후였다. 전날 9이닝 160구 완투를 하고 또 7차전에 나가 승리를 지켰다.

다나카는 다음 해 메이저리그로 날아갔다. 뉴욕 양키스의 주축 선발로 7시즌을 뛰면서 78승46패를 올렸다.

라쿠텐은 돌아온 에이스를 특별하게 예우했다. 2021~2022년 연속으로 일본프로야구 최고 연봉 9억엔을 지급했다.

그러나 구위가 떨어진 다나카는 더 이상 에이스가 아니었다. 2021년 4승, 2022년 9승, 2023년 7승에 그쳤다. 2022~2023년, 2년 연속 최다패 굴욕까지 맛봤다. 직구 구속이 떨어져 타자를 압도하지 못했다. 빠른공이 시속 140km대 초중반을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는 부상 여파로 1경기에 등판해 1패를 했다. 지난 9월 28일 오릭스 버팔로즈전에 선발로 나가 5이닝 4실점했다. 지난 11월 말 라쿠텐과 파국을 맞았다. 구단이 올해 연봉 2억6000만엔에서 대폭 삭감된 금액을 제시했다. 다나카는 이를 거부하고 나왔다. 그는 "연봉 액수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다른 팀을 못 찾는다고 해도 라쿠텐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다. 라쿠텐 구단과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20승33패. 일본으로 돌아와 4년간 거둔 성적이다. 대다수 구단이 다나카의 재기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는데 요미우리는 다른 걸 본 모양이다. 당장 에이스급 활약보다 선발진의 리더 역할을 기대하는 듯하다. '15승'을 올린 에이스 스가노 도모유키(35)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이다. 어떤 식으로든 공백을 메워야 내년 시즌 정상 재도전이 가능하다.

요미우리에는 다나카와 어린 시절 함께 야구했던 1988년생 동기생이 있다. 내야수 사카모토 하야토(36)다. 초등학교 시절 같은 팀에서 투수와 포수를 했다. 당시 사카모토가 투수, 다나카가 포수였다. 둘은 201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대표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올 시즌 요미우리는 4년 만에 센트럴리그 정상에 올랐다. 2023년 재팬시리즈 우승팀인 '라이벌' 한신 타이거즈의 거센 추격을 따돌렸다. 아베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해 반등에 성공했다.

12년 만의 재팬시리즈 우승까지 노렸으나 아쉬움을 삼켰다.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리그 3위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에 잡혔다. 재팬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요미우리는 이번 겨울 전력 보강에 전력을 쏟고 있다. 주니치에서 FA 풀린 특급 마무리 라이델 마르티네즈를 영입했다. 2년간 24억엔, 1600만달러에 계약했다. 일본프로야구 최고 연봉이다.

일본대표팀 마무리 오타 다이세이가 있는데도, 불펜 강화를 위해 지갑을 활짝 열었다. 쿠바 출신 우완 마르티네즈는 올해 43세이브를 올렸다. 2022년에 이어 두 번째 구원왕에 올랐다. 요미우리는 다이세이와 마르티네즈를 '더블 스토퍼'로 활용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풀린 우완 이시카와 슈타까지 노렸으나 실패했다. 이시카와가 지바 롯데 마린즈를 선택했다. 아베 감독까지 나서 한신 타이거즈 4번 타자 오야마 유스케 영입을 추진했다. 4번 타자 오카모토 가즈마와 포지션 중복을 감수하면서 나섰다. 오야마가 고심 끝에 한신 잔류를 결정하면서 영입이 무산됐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