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파울로 말디니는 AC밀란의 동의어다.
아버지 체사레, 아들 다니엘까지 모두 AC밀란에서 뛸 정도로, 가문이 검붉은 DNA로 가득하다. 1978년 AC밀란 유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말디니는 1984년 1군에 올라섰고, 2009년까지 무려 25시즌을 AC밀란에서만 뛴 AC밀란 그 자체다. 그는 AC밀란에서만 무려 902경기를 뛰었다. 당연히 역대 1위다. 말디니가 뛰는 동안 AC밀란은 찬란한 역사를 이뤄냈다. 세리에A 우승 7회,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5회 등 총 26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은퇴 후에도 AC밀란을 떠나지 않았다. 스포츠디렉터로 부임했다. 무려 45년간 AC밀란에서 인생을 보낸 말디니는 지난해 여름 고향 같은 AC밀란을 떠났다. 그는 충격적인 경질을 당했다.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인 출신 게리 카드널 구단주에 의해 쫓겨났다는 것이 정설이다.
말디니는 뒤늦게 입을 열었다. 그는 "내가 AC밀란에 선수로 있던 25년 동안 클럽은 최대한 유망주들에게 지원하려고 노력을 했다. 어린 선수를 발굴하고 키우는 것은 AC밀란의 책임이었다. 하지만 현 AC밀란에는 이런 시스템이 사라졌다. 구단주는 이 문제를 다루는 것도 싫어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어린 선수들을 지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경기력이 중요하지만인성도 중요하다. 이런 무형의 요소들이 클럽 운영에 중요하다. 하지만 구단주는 무형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 이런 것들은 문서로 설명할 수 없다. 마법의 공식이 있는 것이 아니다"며 "이것을 알아야 클럽도 성공할 수 있다. 성공은 단순히 승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당시의 앙금이 여전한걸까. 말디니는 AC밀란의 125주년 행사에 불참했다. 그는 구단의 초청을 거절했다. 마르코 판 바스텐, 루드 굴리티, 프랑크 레이카르트, 필리포 인자기, 클라렌스 세이도르프 등이 총출동한 가운데, AC밀란의 상장과도 같은 말디니의 불참으로 그 의미가 퇴색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