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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설만 나오면 귀신같이 살아난 '애증'의 외인...막상 떠난다니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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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막상 헤어진다 생각하니 아쉽네.

이런 게 '애증'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감정일까.

소크라테스가 KIA 타이거즈와의 이별을 눈앞에 두고 있다. 3년간의 광주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2024 시즌 통합우승의 영광을 안은 KIA. 과감한 선택을 했다. 보통 우승을 하면 그 전력을 지키기 마련이다. 잘해준 것에 대한 보상 차원도 있다. 에이스 네일에 180만달러라는 거액을 안긴 배경이다.

소크라테스도 재계약을 할 줄 알았다. 올해 140경기 타율 3할1푼 26홈런 97타점 13도루로 KBO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시즌 중반 KIA 타선이 위기에 빠졌을 때 테이블세터로 변신해 좋은 활약을 해줬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존재감을 충분히 발휘했다.

그런데 재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오히려 KIA가 눈을 질끈 감고 새 외국인 타자를 데려온다는 소문만 무성했다. 그리고 실체가 드러났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출신의 강타자 위즈덤이 KIA 유니폼을 입게 됐다. 메디컬테스트만 통과하면 계약 확정이다.

KIA는 소크라테스가 잘해줬지만, 내년 시즌 다시 우승에 도전하고 '왕조'를 건설하려면 중심에서 더 강하게 휘두르는 타자가 필요하다는 걸 절감했다. 박찬호와 최원준 등 테이블세터 요원들은 출루도 잘하고 발도 빠르다. 김도영은 제 자리 3번을 지키는 가운데, 최형우가 내년이면 42세다. 나성범도 점점 나이를 먹고 있다. 이들 사이 4번 자리에서 가공할 파워를 보여줄 타자가 필요했는데, 위즈덤은 이에 맞춤형이라는 평가다. 메이저리그에서 무려 88개의 홈런을 쳤다. '걸리면 홈런' 스타일이다. NC 다이노스 홈런왕 데이비슨을 생각하면 된다.

소크라테스는 2022 시즌 처음 KIA 유니폼을 입고 KBO 무대에 데뷔했다. 세 시즌 내내 똑같았다. 시즌 초반 죽을 쑤다, 퇴출설이 나오기 시작하면 기다렸다는 듯 반전 활약을 펼쳤다.

시즌 처음부터 잘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럼에도 시즌 막판에는 '해피엔딩'이니 구단도, 팬들도 그런 소크라테스와의 이별을 쉽게 생각할 수 없었다. 투수보다, 좋은 외국인 타자를 뽑는 게 훨씬 어려운 현실에서 이정도 '보증수표'를 찾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소크라테스는 올해 120만달러를 받았다. 우승을 했으니 연봉을 더 올려줘야 하는데, 이보다 비싼 금액을 주자니, 아쉬운 느낌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고 결국 KIA는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KIA 팬들을 울리고, 또 웃게 했던 '애증'의 존재. 그렇게 KIA 최장수 외국인 타이틀 획득을 눈앞에 두고 이별하게 됐다. 막상 떠난다 하니 아쉬운 마음이 많이 생길 것 같은 소크라테스와 KIA의 동행이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