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메츠가 FA 후안 소토 영입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원소속팀 뉴욕 양키스가 왜 탈락했느냐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메츠 구단은 12일(이하 한국시각) '뉴욕 메츠는 오늘 외야수 후안 소토와 15년 메이저리그 계약을 확정했다. 이 계약에는 2029년 시즌 후 구단 옵션과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스티브 코헨 메츠 구단주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우리는 구단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맞았다. 후안 소토는 세대를 아우르는 선수로 역사적인 통계를 만들어왔을 뿐만 아니라 챔피언 경력도 쌓아왔다"며 "우리의 위대한 팬들은 소토를 이곳으로 인도한데 대해 매우 기뻐하고 있다. 축하합니다, 소토(Congratulations, Juan)"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널리 알려진대로 계약기간 15년에 보장액 7억6500만달러(약 1조955억원)다. 여기에 5년 뒤 옵트아웃 조항을 걸었는데, 메츠가 나머지 10년의 평균연봉(AAV)을 기존 5100만달러에서 5500만달러로 올리면, 그대로 잔류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일종의 구단옵션이다. 그렇게 되면 15년 총액은 8억500만달러, AAV는 5366만달러로 높아진다.
잔류 여부가 소토의 판단에 달린 것인데, 돈을 더 받고 싶다면 첫 5시즌 동안 지금처럼 최정상급 공격력을 보여주면 된다. 메츠 입장에서도 소토에 매력적인 동기부여책을 제공한 셈이다.
또한 소토는 트레이드 전면 거부권을 부여받았고, 사이닝보너스는 7500만달러로 책정됐다. 총액과 AAV 모두 사실상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액 기록이다. 오타니 쇼헤이가 작년 12월 LA 다저스와 맺은 10년 7억달러는 총액의 97%가 10년 뒤 10년에 걸쳐 나눠받기로 한 지급유예분이라 현가는 4억6100만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AAV가 소토의 이번 계약에 미치지 못한다.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인 양키스가 내민 최종 오퍼는 16년 7억6000만달러, AAV 4750만달러다. 계약기간이 1년 더 길면서도 총액과 AAV가 메츠보다 작다. 그렇지만, 월드시리즈 우승 가능성과 1년을 뛴 익숙함, 애런 저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타순 등의 이점을 고려하면 양키스를 선택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조건이다.
그러나 소토는 외면했다. 이를 두고 원정경기 때 가족에게 주는 스위트룸 숙박권을 양키스가 거부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렇다면 메츠가 내민 조건 중에는 스위트룸 관련 조항이 있다는 얘기다.
뉴욕포스트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 기자는 지난 11일 '메츠는 결코 넘어설 수 없는 양키스 프리미엄을 극복하기 위해 보장액을 조금 더 늘린 것 말고도 사이닝보너스를 7500만달러(양키스는 6000만달러)로 올렸고, 옵트아웃 소멸 조항을 통해 총액을 8억500만달로 늘릴 기회를 부여했으며, 트레이드 전면 거부권과 지급유예 없는 보장액, 5년 뒤 옵트아웃, 소토 가족을 위한 스위트룸 제공 등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결국 양키스보다 총액에서 500만달러를 더 주고 세부 조항을 다양하게 마련한 것이 소토 쟁탈전의 승리 요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호텔 스위트룸 제공 조항이 눈길을 끈다. 헤이먼 기자는 '반면 양키스는 소토 가족에게 스위트룸을 제공한다는 조건은 넣지 않았다. 애런 저지는 물론 데릭 지터도 스위트룸 혜택을 받지 않고, 스스로 돈을 지불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AP는 12일 '소토는 메츠의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홈게임 때 홈플레이트 뒷쪽 프리미엄 좌석 4개와 고급 스위트룸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부여받았다. 또한 스프링트레이닝과 정규시즌 동안 소토와 가족을 위한 보안팀도 제공받는데, 이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선수에게 일반적으로 제공하는 조치'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 스위트룸 제공이 양키스 조건에서 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지난 11일 현지 매체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후안 소토를 지키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정말 열과 성을 다했다. 그의 노력을 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결과물을 내기 위한 구단간에 많은 다양한 방법들이 있었고, 그래서 우리도 여러가지 방법을 찾아보려고 했다" 밝혔다. 총액도 총액이지만, 세부 조항에서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