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문정희(48)가 영화 '원정빌라'를 통해 스릴러 퀸의 귀환을 알렸다.
4일 개봉한 '원정빌라'는 교외의 오래된 빌라, 어느 날 불법 전단지가 배포된 후 이로 인해 꺼림칙하게 된 이웃들로부터 가족을 지키려는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현실 공포 영화로, 김선국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문정희는 "12월에 영화가 개봉된다는 소식에 기쁘고 설레었다"며 "시사회날 눈이 많이 와서 걱정됐고, '현실공포'라는 슬로건으로 관객들과 만나게 되어서 작품을 어떻게 봐주실지 걱정이 많이 됐다"고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문정희는 가족의 이익을 위해 이기적이고 무례한 행동을 일삼는 303호 주부 신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작품에 합류하게 된 계기에 대해 "옆집, 윗집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소한 사건으로 인해 스며드는 공포여서 시나리오 자체가 흥미로웠다"며 "평범하지만, 아이를 낫게 하기 위해 적극성을 띄는 엄마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아이에게는 괜찮은데 이기주의에 빠져서 다른 사람에게는 목적을 갖고 다가가는 게 재밌었다. 제가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이 됐지만, 현장에서 감독님, 이현우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잘 만들어갈 수 있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앞서 문정희는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숨바꼭질'에서 강렬한 스릴러 연기를 펼쳐 관객들의 호평을 얻은 바 있다. 이에 그는 '스릴러 퀸'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기분 좋은 타이틀을 붙여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그만큼 캐릭터가 잘 표현됐다는 뜻이지 않을까 싶다. 일부러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신혜가 선량하면서도 무섭다고 느꼈는데,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현우의 리액션이 있었기 때문에 장면이 더 디테일하게 잘 살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작품 안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후배들을 향한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문정희는 203호 청년 주현 역을 맡은 이현우에 대해 "작품을 한 달 조금 넘게 찍었는데, 서로 많은 대화를 하지 않아도 연기로 부딪히니까 별로 이견이 없었다. 현우는 워낙 아역 때부터 연기해서 노련함이 있지 않나. 현장에서 봤을 때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하고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우가 촬영장에서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는데, 그걸 듣고 저도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극 중에서 이현우와의 갈등 신에 대해 "현우가 첫 촬영부터 저를 목을 조르고 벽에 밀치는 몸싸움 장면을 찍었다. 아무래도 제가 선배이고 여자라서 그런지 배려해서 살살 촬영하는 게 느껴지더라. 그래서 '그러지 말자. 제대로 붙어보자'고 말했다"며 "처음부터 강렬한 신을 찍어서 제대로 워밍업이 된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약사 유진 역을 연기한 방민아에 대해서는 "유진 역할을 제대로 준비해왔더라. 일부러 꾸미려고 안 하고, 연기자로서 접근하는 태도가 좋았다. 그동안 민아와 세 작품을 함께 했는데, 이제는 진짜 배우의 느낌이 난다"며 "열심히 연기하면서 외적으로도 의상, 메이크업을 통해 상처를 보여주고 싶어 하는 노력들이 보였다"고 전했다.
문정희는 지난 9월 막을 내린 연극 '랑데부'에서 지희 역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이 가운데 배우 김혜수는 자신의 SNS 계정에 문정희의 공연 관람 인증숏을 남기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정희는 "혜수 선배는 제 롤모델이라고 할 만큼 멋지신 분"이라며 "'원정빌라'도 예고편 보시고 '정희 씨 이번에 너무 무섭겠더라'고 하셨다. 아직 영화를 보진 못 하셨지만, 항상 따뜻하게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선배는 워낙 배우로서 많은 경험을 하셨기 때문에, 응원을 해주실 때마다 큰 힘이 된다. 이번 공연 때도 선배가 주신 사랑만큼, 커다란 꽃다발을 보내주셔서 울컥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선배는 제가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직접 보시고 코멘트를 남겨주신다"며 "선배는 화보만 찍어도 너무 멋있으시지 않나. 그럴 때마다 제가 '어떻게 이렇게 멋진 화보가 나올 수 있냐'고 말씀드린다. 선배와 서로 힘들었던 순간들을 공유하면서 많은 위로를 받게 된다. 선배가 '자기야 나도 그럴 때가 있었어'라고 하시면, 제가 '어떻게 그걸 견디셨어요'라고 한다. 그럼 '그냥 이대로 지나가는 거야'라고 조언을 해주신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