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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전구독' 목표 넘긴 LG전자…삼성과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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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올해 가전 구독 매출 1조8천억 돌파한 듯
불황 닥친 가전업체들 구독에 총력…삼성도 출사표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밀키트 등 생활 전반에 자리 잡은 '구독 서비스'가 가전으로도 번지고 있다. 불황을 겪고 있는 가전 업체들은 '가전 구독'을 새로운 기회로 삼고 위기 극복에 나서는 모습이다.
시장에 먼저 뛰어든 LG전자는 올해 세운 가전 구독 사업의 목표 매출을 이미 넘겼으며, 삼성전자도 최근 출사표를 던지며 발 빠르게 추격하는 중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 한 해 케어(관리) 서비스를 포함한 LG전자의 가전 구독 누적 매출은 이미 1조8천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난 8월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진행 상황을 알리기 위해 개최한 '인베스터 포럼'에서 밝힌 목표(1조8천억원)를 넘어선 것이다.
또 내년 가전 구독 사업의 성장 목표치는 10% 수준으로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전 구독은 소비자가 월 구독료를 내고 일정 기간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서비스다. 제품 구매 시 초기 비용을 낮춰 최신 제품을 부담 없는 가격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무상 애프터서비스(A/S)와 전문가의 주기적인 관리도 받을 수 있는 케어 서비스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한 번 사면 10년은 쓴다'는 인식이 컸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디자인과 용량, 신기능, 케어 서비스 등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실제 교체 주기도 3∼6년으로 짧아지면서 가전 구독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LG전자는 올해 2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내며 가전 구독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LG전자는 2009년 정수기 렌탈 사업을 시작한 이후 품목 확대와 관리 및 제휴 서비스로 영역을 넓히며 구독 사업을 강화해 왔다.
이후 정수기 등 소형 가전에 적용했던 렌탈 서비스를 2022년부터 대형 가전에 확대 적용했고, 지난해 8월부터는 렌탈 브랜드명을 가전 구독으로 변경해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에 LG전자 국내 가전 매출 가운데 구독 비중은 작년 15%에서 올해 20% 이상으로 성장했다.
LG전자는 국내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등 동남아시아로 구독 사업을 확대했으며, 향후 인도를 포함한 다른 아시아 국가로도 서비스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인공지능(AI) 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을 공고히 하기 위해 'AI 구독클럽'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이달 초 가전 구독 사업을 본격화했다.
삼성전자는 TV,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을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 모델을 운영하고, 이 가운데 90% 이상은 AI 제품으로 구성했다.
또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를 활용해 기기 진단 결과, 사용 패턴 에너지 사용량 등의 정보를 월 1회 구독 고객 전용으로 '월간 케어 리포트'를 제공한다.
아직 초기 단계인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국내에서만 구독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제품군과 서비스 지역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치열한 경쟁이 예고됨에 따라 가전 구독 시장의 파이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40조원이었던 국내 가전 구독 시장 규모는 내년에 1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경쟁자가 늘어나고 치열해진다는 건 그만큼 시장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것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입장에선 긍정적일 수 있다"며 "늘 새것처럼 쓰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커지고 있어 업체들의 가전 구독 경쟁력은 케어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burning@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