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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영플레이어상' 서재민 "승격만 한다면, 영플상과도 바꿀 수 있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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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승격만 한다면 영플레이어상과도 바꿀 수 있을 것 같아요."

'초신성' 서재민(서울 이랜드)의 머릿속에는 승격으로 가득했다. 서재민은 올 시즌 K리그2 최고의 '영건'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열린 K리그 시상식에서 K리그2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서재민은 감독 4표, 주장 3표, 미디어 37표를 받아 총점 34.43점을 기록했다. 2위 윤재석(33.94점·전남 드래곤즈)과의 격차는 불과 0.49점이었다.

수상까지 우여곡절도 있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21일 발표한 K리그2 영플레이어상 후보에는 서재민이 포함되지 않았다. 당초 김정현(충북청주)이 이름을 올렸는데, 알고보니 김정현은 올 시즌 17경기밖에 뛰지 않아 해당 시즌 경기 50% 이상 출전해야 하는 영플레이어상 조건에 부합하지 않았다. 결국 연맹은 후보를 교체했고, 서재민이 대신 이름을 올렸다. 서재민은 "솔직히 후보에 들어갈 줄 알았다. 실망하지는 않았다. 팀 성적이 더 중요했다. 나중에 매니저형이 후보에 올라갔다고 이야기해 주더라. 잘못된 걸 바로 잡아서 좋았던 것 같다"고 웃었다.

결국 전화위복이 됐다. 예상치 못한 수상일 줄 알았는데, 정작 본인은 예감한 순간이 있었다. 서재민은 "후보들이랑 같은 테이블에 앉았는데, 10초 전부터 카메라가 나만 비추고 있더라. 그래서 나구나 싶었다"고 미소지었다.

사실 서재민은 알아주는 유망주였다. 초등학생 때 차범근 축구상 대상을 받았고, 연령별 대표도 거쳤다. 심지어 월반할 정도였다. 하지만 부상으로 주춤했다. 무릎을 다치며, 고교 입학 후 9개월간 재활에만 매진했다. 지난해 FC서울에 입단했지만, 단 1경기도 뛰지 못했다. 올 시즌 이랜드로 이적하며 날개를 폈다.

터닝포인트는 4월 코리아컵이었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서울이었다. 중앙 미드필더들이 대거 부상으로 쓰러지며, 마침내 서재민에게 기회가 왔다. 좋은 모습을 보인 서재민은 김도균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고, 이후 주전으로 도약했다. 서재민은 "서울에 같이 훈련했던 선후배들이 많았다. 장단점도 알고 있었고, 그러다보니 긴장감도 없었다. 감독님이 그때 보여준 패기를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했다. 서재민은 올 시즌 29경기에 나서 2골-1도움을 기록했다. 연초에 세운 15경기 출전 목표를 훌쩍 뛰어넘었다.

시련은 그에게 약이 됐다. 서재민은 "힘들었던 시간이 지금 생각하면 너무 감사하다. 그때가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기회의 소중함을 아는 만큼, 김도균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유독 강조하는 서재민이다. 그는 "감독님께 감사하다. 내가 잘한 게 아니라 감독님이 기회를 주셨기 때문이다. 힘이 될 수 있는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셔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한해를 보냈지만, 만족은 없다. 마지막 일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랜드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와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른다. 이랜드는 1차전에서 아쉽게 1대2로 패했다. 서재민은 2차전에서 기적을 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1차전에서 준비한 것을 반도 보여주지 못했다"며 "우리도 해볼 만하다. 원래 1차전에서 이기고 2차전에 버틸려고 했는데, 2차전은 초반부터 몰아칠거다. 축구팬들을 놀라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