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바르셀로나가 손흥민을 영입하는 방향성을 포기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애초 다소 허무맹랑한 이적설이었다.
지난 10월 중순 바르셀로나가 손흥민을 노린다는 초특급 루머가 터졌다. 스페인 엘 나시오날은 "바르셀로나는 수년 동안 지속된 재정적인 문제로 인해서 많은 이적료가 필요한 영입은 하지 않는다. 계약이 끝난 선수를 합리적으로 영입하거나 라 마시아의 재능이 배출되길 기다려야 했다. 그래도 이 정책으로 에릭 가르시아, 안드레아 크리스텐센, 일카이 귄도안, 세르히오 아구에로 그리고 이니고 마르티네즈 같은 스타들을 이적료 없이 데려왔다"며 지금의 방향성이 당분간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하면서 손흥민의 이름을 언급했다.
엘 나시오날은 "바르셀로나는 오는 6월 30일에 자유계약을 풀리는 스타들의 상황을 이미 지켜보고 있다. 그 상황에서 제일 눈에 띄는 이름이 손흥민이다. 그는 토트넘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10년 만에 작별 인사를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위 매체는 손흥민이 한지 플릭 바르셀로나 감독 체제에서 매우 중요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손흥민도 메이저 트로피에 대한 욕심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캄프 누에서 바르셀로나는 손흥민에게 트로피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보장할 수 있다. 손흥민은 공격 포지션 어떤 위치든 뛸 수 있어서 플릭 감독 계획에서 매우 중요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이적설의 이유는 손흥민과 토트넘이 아직 미래에 대해서 명확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손흥민의 계약은 만료된다. 아직까지 토트넘에서 손흥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에 양 측은 더 동행할 것으로 보이지만, 2025년을 코앞에 두고도 명확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 상황을 두고 온갖 루머가 들끓고 있다. 바르셀로나 이적설도 그 중에 하나였다. 냉정하게 본다면 바르셀로나가 지금 손흥민을 영입할 이유가 없으며,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간다고 한들 손흥민과 토트넘이 2025년 여름에 이별하는 가능성은 냉정하게 낮다.
바르셀로나가 자유계약 선수를 원하는 건 사실이지만 이미 바르셀로나에는 하피냐와 라민 야말 그리고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있다. 하피냐와 레반도프스키는 플릭 감독이 선임된 후에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여주면서 맹활약 중이기에 손흥민이 지금 당장 필요하지도 않다.
결정적으로 위 매체는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토트넘은 손흥민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계약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데, 토트넘은 이를 위한 공식 절차를 이미 밟기 시작했다. 토트넘이 1년 연장 조항을 발동한다면 손흥민의 자유계약 이적은 아무리 빨라야 2026년 여름이다. 바르셀로나가 2025년에 이적료를 사용해가면서 손흥민을 영입할 재정적인 여력이 되지 않는다. 지난 여름에도 다니 올모를 영입해놓고, 재정 문제로 선수 등록이 어렵자 일카이 귄도안을 다시 풀어주는 황당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던 바르셀로나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절대로 저렴하게 매각할 구단도 아니기에 바르셀로나는 정말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에 돈을 투자할 것으로 예측된다.
손흥민의 바르셀로나행 루머는 사실상 종결됐다. 영국 트리뷰나는 2일 바르셀로나 내부 소식에 능통한 미구엘 리코의 정보를 인용해 보도하면서 "바르셀로나는 나이를 주요 요인으로 꼽아 모하메드 살라와 손흥민을 이적 대상에서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과 가까운 소식통에 따르면 데쿠 바르셀로나 디렉터는 장기적인 미래를 제공할 수 있는 선수를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르셀로나는 최근 라민 야말, 파우 쿠바르시, 마르크 카사도, 가비, 알레한드로 발데 등 라 마시아에서 키워낸 유망주들이 곧바로 1군에서 뛰어난 활약을 이어가고 있기에 단기적인 접근보다는 장기적인 방향성을 우선한 것으로 보인다. 트리뷰나는 "살라와 손흥민은 모두 바르셀로나의 공격력을 대폭 강화할 수 있는 세계적인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데쿠의 전략은 단기적인 수정보다는 여러 시즌에 걸쳐 기여할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미래를 위한 팀을 구축하는 쪽이다. 바르셀로나는 유소년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클럽이 신흥 인재 영입 및 개발에 우선순위를 두기 때문에 이러한 방향서응ㄴ 최근 이적 정책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바르셀로나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달하는 스페인 매체 바르사 유니버셜 또한 "살라, 손흥민 등이 바르셀로나 이적 가능성과 관련해 자주 거론됐지만 이들이 타깃 명단에 추가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리버풀과 토트넘과 각각 계약이 만료되는 두 선수 모두 의심할 여지없이 재능이 있지만, 클럽에게는 나이가 큰 관심사다"고 밝혔다.
나이는 곧 재정적인 부분과도 연결된다. 어린 선수들은 몸값이 싸지면 손흥민, 살라급 선수들은 자유계약이라고 해도 큰 돈이 들어간다. 바르셀로나한테는 이조차도 큰 부담이었다. 매체는 "선수 생활이 끝나가는 선수들은 종종 상당한 계약 보너스나 기타 재정적 인센티브를 요구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장기적으로 클럽에 더 많은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의 재정 상황이 여전히 신중한 관리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데쿠 디렉터는 신규 영입이든, 재계약이든 클럽의 한정된 자금을 낭비하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구단의 방향성을 설명해줬다.
중요한 건 손흥민의 마음이다. 최근 손흥민은 재계약 관련 질문에 "따로 말씀드릴 것은 없다. 지금은 남아있는 시즌 동안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아직 미래에 대해서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