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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과 영혼의 라이벌리? 3년차에 28홈런→클러치히터 존재감까지…"3루하면 김영웅! 생각나게 하고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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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데뷔 3년만에 꿈만 같은 한 해를 맞이했다. 하지만 아직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 그중에는 동갑내기 MVP도 있다.

삼성 라이온즈 김영웅(21)은 지난해까지 통산 3홈런, 타율도 2할을 밑돌았다. 자타공인 잠재력 넘치는 유망주였지만, 잦은 부상 등이 겹쳐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2024년은 터닝포인트를 넘어 버닝의 한해가 됐다. 김영웅은 타율 2할5푼2리 28홈런 7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06으로 대폭발했다. 팀의 중심타선을 오가는 슬러거이자 주전 3루수로 완벽히 자리잡았다. 올한해 삼성이 올린 최대 수확이다.

28홈런은 삼성 역사상 3루수 단일시즌 홈런 1위 기록이다. 이동수부터 조동찬, 박석민까지, 역대 삼성의 3루 선배들보다 한수 위의 장타력을 과시했다. 6월 이후 여름의 시작과 함께 부침도 겪었지만, 장타력을 살리며 어려움을 이겨냈다. 수비에서도 15개의 실책은 아쉽지만, 그만큼 뛰어난 운동능력으로 수차례 호수비를 연출해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특히 클러치 순간에 강한 스타성도 돋보였다.

부산에서 열린 양준혁 희망더하기 자선야구 현장에서 만난 김영웅은 "정말 행복한 시즌이었다. 시즌 전엔 예상도 못했다. 놀라운 시즌이었다. 이게 진짜 내 성적인가? 싶다"라며 웃었다.

특히 4할8푼5리에 달하는 장타율이 그를 기쁘게 했다. 메이저리거 출신 유튜버 강정호가 "체력만 보완한다면 40홈런 충분히 넘길 인재"라고 극찬한 그다. 무엇보다 존이 일정하게 정해져있는 ABS가 올한해 도움이 많이 됐다고.

포스트시즌에서도 강심장의 면모를 뽐냈다. 플레이오프 1~2차전 연속 경기 홈런, 전경기 안타를 친데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2차전 적시타, 3, 5차전에 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간판스타로 자리잡았다.

올해 연봉은 3800만원. 대폭 인상이 유력하다.

"홈런보다 장타율이 높은게 더 좋다. 선구안이 안 좋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내 평정심의 문제다. 형들이 항상 '야구 참 어렵다' 하시는데…올겨울 열심히 준비하겠다."

비활동기에는 웨이트에 집중하는 한편, 머리를 식히는 시간도 가질 예정. 김영웅은 "운동도 중요하지만,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짧게라도 여행을 다녀올까 생각중"이라며 미소지었다.

지난해 이맘때와는 확실히 마음가짐이 다르다. 스프링캠프 당시의 속내는 '내 자리 하나만 있으면 좋겠다'는 것. 이제 '주전 3루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 시작된다.

아쉽게도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부상으로 빠졌다. 이젠 완전히 건강해졌다. 김영웅은 "운 좋게 뽑힌 거라고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다음엔 완벽한 선수로 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3루는 괴물들의 자리다. 레전드 최정, 지난해 홈런왕 노시환, 올해 MVP 김도영이 모두 3루수다. 특히 김도영은 38(홈런)-40(도루)를 비롯해 장타율, 득점 1위, OPS 1위 등 말 그대로 몬스터 시즌을 보냈다. 김영웅과는 동갑내기 친구 사이. 앞으로의 선수 생활에서 피할 수 없는 영호남 간판스타의 대결구도다.

"다른 선수들은 의식하지 않는다. '3루' 하면 '김영웅' 생각날 수 있게, 내년엔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