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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팀은 없는데, 왜 계속 70~80억원 얘기가 나오나...FA 최원태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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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경쟁이 없는데 몸값은 떨어지지 않는다?

미스터리다. 공급은 부족한데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오르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경쟁이 없는데, FA 선수 몸값은 왜 떨어지지 않는 걸까.

최원태 얘기다. FA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았었는데, 계약은 감감무소식이다.

엄상백과 함께 FA 최대어가 될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 역대 최연소 투수 FA고 커리어도 화려했다. 엄상백보다 통산 승수도 많았다. 하지만 엄상백이 한화 이글스와 총액 78억원 계약을 하는 걸 지켜만 보고 있어야 했다. '대박' 제안이 오지를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비싼 몸값. 그리고 FA B등급인 엄상백과 달리 A등급이라 보상 출혈이 크다. 큰 경기에서의 퍼포먼스에 의문 부호가 달린다. 내구성 문제도 계속 지적받아 왔다. 그래도 있으면 좋다. 시즌 중 3~4 선발 역할을 꾸준히 해줄 수 있는 선수다.

소문만 무성하다. 삼성 라이온즈행이 유력하다. 합의는 했는데 보상 선수 문제로 주요 선수들이 상무에 입대하는 12월2일 이후 발표가 날 것이라는 전망. 하지만 아직 실체는 없다.

중요한 건 몸값이다. 데려갈 팀은 없는데 70~80억원 얘기가 계속 흘러나온다. 최원태를 데려가는 팀은 보상으로 20인 외 보호선수 1명에 직전 연봉 200%까지 줘야 한다. 최원태의 연봉은 4억원이었다. 8억원의 지출을 더해야 한다. 엄청난 규모다.

최원태 입장에서는 일생일대 '대박 기회'이기에 많은 돈을 받고 싶은 게 당연하다. 자신보다 나이도 많고, 통산 성적도 낫다고 할 수 없는 엄상백이 기준선을 만들어놨으니 최소 거기부터의 시작을 원할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냉철하다. 엄상백은 경쟁이 붙었었다. 몸값이 껑충 뛰었다. 하지만 최원태는 경쟁이 없다. 원 소속팀 LG 트윈스가 사실상 영입전에서 철수한 것이 치명타다.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팀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몸값이 떨어지면 주판알을 튕겨볼까 하며 관망하는 팀이 몇 군데 있는 정도다.

궁금한 건 경쟁이 없는데 왜 몸값은 떨어지지 않느냐는 것이다. 시장 분위기에 맞지 않는 금액을 고수하면 구단들이 외면을 하면 되는데 결국엔 선수가 원하는 대로 계약이 된다. 실명을 언급할 수 없지만 최근 수년간 그런 사례가 많았다. 다른 구단들에서는 40~60억원 사이로 평가를 했는데 정작 그 선수를 데려간 곳은 100억원 가까운 돈을 썼다. 영입한 팀 외 타 구단 관계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며 혀를 찼다.

이것도 여러 이유가 있다. 먼저 에이전트의 협상에 휘말리는 경우다. 실체 없는 경쟁에 급한 마음에 지갑을 여는 것이다. 구단 정보가 부족해서 그런 건지 에이전트가 유능해서 그런 건지 결론을 내리기 힘들다. 최근 몇 년은 대어급 선수를 대거 보유한 특정 에이전시에 구단들이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볼멘 소리가 계속 터져 나왔다.

KBO리그 구단 운영 특성 때문에도 이런 일이 발생한다. 구단들은 모기업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팀을 운영한다. FA도 마찬가지. 일단 예산을 받아온다. 그런데 어렵게 받아온 예산을 다 쓰지 않고 돌려보내는 것도 애매하다. 이런 기회가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며 일단 '지르고' 본다. 모기업은 야구단이 얼마나 알뜰살뜰 돈을 쓰는지 지속적 관심을 두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 시장가 이상의, 필요 이상의 투자가 나오는 것이다.

선수에 대한 걱정도 큰 부분이다. 데려는 오는데, 너무 싸게 데려오면 이 선수가 의욕을 잃고 열심히 안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이다. 이왕 영입하는 거, 기 살려주면서 데려오자는 생각에 투자 금액이 늘어나는 경우도 많다. 야구인 출신 단장들은, 후배 앞길을 열어주고픈 마음을 담기도 한다.

남은 FA 시장의 최대어 최원태는 과연 어느 팀과, 얼마에 계약을 체결할까. 초미의 관심사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