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신인왕은 답을 가지고 있었다.
모두가 궁금한 그 문제. 구속이냐 제구냐. 2024시즌 신인왕인 김택연(두산 베어스)은 지체없이 "빠른 공에 중점을 둔다"라고 답했다.
김택연은 1일 오후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가 개최한 '은퇴 선수의 날'에서 '최고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인천고 시절인 지난해 '아마 특별상'을 받았던 김택연은 2년 연속 수상의 기쁨도 누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장학금을 받은 중고교 선수들이 '최우수 선수상'을 받은 KIA 타이거즈 김도영과 김택연에게 질문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택연이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뿌리는 강속구 투수인 만큼 구속, 구위와 관련된 질문이 많았다.
직구 RPM을 높인 비결에 김택연은 "어려서부터 공을 채서 던지고 공을 눌러준다는 느낌으로 던지면서부터 RPM이 좋아지기 시작했다"면서 "공이 빨라진 부분은 대부분 앞에서 던져라는 얘길 하시는데 나는 반대로 뒤에서부터 던지기 시작하고, 하체를 주로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좋아졌다"라고 자신의 경험을 솔직히 말했다.
좋은 구위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냐는 질문에는 "하체 운동을 많이 했고, 하체로 리드해서 던지려고 많이 노력을 했었다"면서 "나도 원래 공이 빠르거나 구위가 좋은 것은 아니었다. 많은 변화를 하면서 좋아졌다. 그런 운동들과 함께 악력도 중요한 것 같다. 뛸 때 악력기 들고 가볍게 많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한 뒤 좋아졌다"라고 했다.
투수는 구속이냐 제구냐라는 질문에도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말했다. 공이 빠른 투수들 중에 제구가 안좋은 사례가 많아 제구를 잡기 위해 구속을 줄이는 등 변화를 주는 경우가 많다.
김택연의 판단은 구속이었다. 김택연은 "나는 직구를 던지는데 중점을 둔다"면서 "오히려 제구를 잡으려고 너무 손을 많이 쓰거나 하면 좋은 매커니즘이 깨질 수 있다. 좋은 밸런스에서 나오는 좋은 직구를 계속 꾸준하게 던지는 것을 어릴 때부터 해왔다. 좋은 밸런스를 가지고 있으면 자기가 원하는 곳에 던지기 더 쉬워진다"라고 했다.
시상식 후 더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김택연은 "나도 제구쪽에 신경을 써봤다. 그런데 제구에 신경을 쓰면 투구폼에서 잃는게 많아지고 에너지 손실이 크다. 그러면 그만큼 자기 밸런스가 없어진다고 생각했다"며 "자기 밸런스로 100% 직구를 던지다보면 몸의 좋은 밸런스가 만들어지고 그러면 방향성만 있으면 제구는 더 쉽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제구를 신경쓴 직구와 자기 몸에 있는 밸런스로 많이 던져서 나오는 직구는 (구위가)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자기가 강한 구위,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밸런스에서 던지는 공이 더 위력적이고 나중에 제구를 할 때도 잡기 쉬울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공이 느린 적이 있었다. 130㎞에서 135㎞로 늘어날 땐 팔꿈치도 아팠다. 그런걸 느끼면서 다음 챕터로 넘어갔다. 제구를 잡아보면서 안좋은 것도 경험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경험에서 터득한 소신을 밝혔다. 청담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