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탑산업훈장' 김춘환 SK하이닉스 부사장 뉴스룸 인터뷰
"HBM3E에 TSV 노하우 집대성…MR-MUF와 함께 핵심 경쟁력"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김춘환 SK하이닉스 R&D공정 담당 부사장은 2일 "HBM3E(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는 선단기술과 실리콘관통전극(TSV) 노하우를 집대성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이날 자사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TSV 공정 기술 안정화와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두고 연구 개발(R&D)에 매진했고, 양산 품질 개선 활동까지 진행해 마침내 HBM 양산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009년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TSV 기술에 주목, HBM 개발에 약 4년을 공들인 결과 2013년 12월 첫 HBM을 세상에 내놓았다.
TSV는 칩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하단 칩을 전극으로 연결하고 적층해 고용량, 고대역폭을 구현하는 기술로, 지난 2019년 개발된 HBM2E(3세대)에 적용한 MR-MUF 기술과 HBM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1992년 SK하이닉스에 입사한 김 부사장은 TSV 개발 선행 단계부터 참여해 15년간 연구를 이어오며 HBM 공정의 기틀을 마련했다.
김 부사장은 "개발 초기에는 고도의 정밀성과 미세한 제어가 요구되다 보니 난도가 정말 높았다"며 "특히 금속층 증착과 회로 패턴 형성 과정에서 어려움이 상당히 컸다"고 했다.
이후 개발진과의 치열한 협업 끝에 '연구개발의 요소기술 개발→제조·기술의 양산 품질 고도화→패키징'으로 이어지는 개발 모델을 완성해 HBM 시장이 열리는 시점에 맞춰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HBM3E 8단을 인공지능(AI) 큰손 고객인 엔비디아에 업계 최초로 납품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 HBM3E 12단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해 이번 분기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내년 상반기 중 HBM3E 16단 제품을 공급하고, 6세대인 HBM4 12단 제품도 내년 하반기 중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은 TSV 외에도 10나노급 5세대(1b) D램 미세 공정에 극자외선(EUV) 장비를 도입해 업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고 낸드 플래시에서도 게이트 W 풀 필(Gate W Full Fill) 기술로 수율 안정성을 확보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부사장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산업기술 R&D 종합대전'에서 산업기술진흥(기술개발 부문) 유공자로 선정돼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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