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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챔프 코웨이 우승!" AOZ 한·중·일 클럽교류전,'亞휠체어농구 새 비전'을 쏘아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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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아시아 클럽팀 교류의 시작을 훌륭하게 연 의미 있는 첫 걸음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휠체어농구 클럽팀들이 '호반의 도시' 강원도 춘천에 모여 자웅을 겨루며, 아시아 지역 휠체어농구의 새로운 가능성과 이상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대한장애인농구협회(KWBF)가 사상 최초로 개최한 '2024 AOZ(아시아-오세아니아 존) 클럽리그'가 지난달 29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4일간 열전을 치렀다. 이번 대회는 올해 초 대한장애인체육회(KPC)의 '종목별 국제대회 개최 지원 사업 공모전'에서 KWBF가 제안한 '아시아 휠체어 클럽팀 교류전'이 선정돼 탄생하게 됐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처음 열리는 국제클럽 교류전이다. 이번 초대 대회에는 한·중·일 3개국에서 총 5개팀, 8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한국에서는 2024 KWBL 휠체어농구리그 상위 3개팀(제주 삼다수, 춘천 타이거즈, 코웨이 블루힐스)이 참가했고, 일본에서는 킨키, 중국에서는 광동 팀이 방한해 서로의 실력을 겨루며 교류의 장을 열었다.

1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풀리그 마지막 날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춘천과 킨키, 광동과 코웨이, 킨키와 제주 등 3경기가 각각 열려 결승 진출팀과 3, 4위 결정전 진출 팀을 결정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열린 경기에서 광동은 2024 KWBL 휠체어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코웨이를 81대56으로 꺾고, 3승1패를 기록해 극적으로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코웨이는 비록 광동에 졌지만, 이미 앞선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덕에 미리 결승에 올라 광동과 2일에 우승을 놓고 리턴 매치를 치르게 됐다. 3, 4위 결정전에서는 제주와 춘천의 매치업이 확정됐다.

IWBF 국제룰로 치러지는 공식대회이기 때문에 실력에 따라 우승과 준우승 등 순위가 명확하게 갈렸다. 2일 열린 결승전에서는 코웨이가 2, 3쿼터 선전을 앞세워 광동을 72대56으로 꺾고 초대우승을 차지했다. 3, 4위전에서는 춘천이 제주를 77대55로 물리쳤다.

이번 대회에는 참가 클럽의 성적과 순위보다 더 큰 의미가 담겨 있다. 바로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AOZ) 휠체어 농구의 적극적인 교류와 이를 통한 다방면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첫 시발점이다.

이번 대회를 주관한 추성림 KWBF 사무국장은 "당초 계획으로는 호주와 이란, 태국 등의 클럽팀도 초청하려고 했다. 그러나 각 클럽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일단 한·중·일 3개국으로 첫 대회를 치르게 됐다"면서 "국제휠체어농구연맹(IWBF) 역시 이번 대회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첫 대회라 다소 미흡한 점도 있지만, 점차 자리를 잡는다면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휠체어농구 클럽들의 교류와 이를 통한 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 국장의 말대로 이번 대회는 운영 면에서 보완할 점이 많았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휠체어농구 클럽 교류의 시발점이라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대회 참가팀 선정이나 운영면에서 '국제대회'의 위상에 다소 못 미치는 면이 보였다.

무엇보다 일반 관중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아쉬운 면이다. 수준 높은 경기를 중계해줄 채널도 준비되지 못했다. KWBF가 자체 유튜브를 통해 경기 장면을 대중에 전달하긴 했지만, 중계가 아닌 단순 경기 영상 송출에 그쳤다. 추 국장은 "(대회가 열리는)춘천 지역 중·고등학교 등에 대회를 알리고, 관람을 요청했지만 마침 각 학교들의 기말고사 기간이 겹쳐 관중 동원이 여의치 않았다"면서 "이번 첫 대회에서 나타난 보완점들을 잘 살피고, 다음 대회 때는 같은 문제점이 나오지 않도록 더 잘 준비하겠다. 대회 참가팀도 더 늘리고 싶다"고 말했다.

'AOZ 휠체어농구 클럽 교류전'이 내년에도 개최될 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물론 KWBF 측의 개최 의지는 확고하다. 그러나 '의지'만으로 국제대회를 열 수 있는 건 아니다. 관건은 결국 재정의 확보에 있다. 이번 대회를 열 수 있던 것도 대한장애인체육회의 국제대회 개최지원 사업 공모전에 당선돼 대회 개최비용의 상당 부분을 후원받았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이현복 KWBF 회장직무대행은 "아시아에서 처음 여는 휠체어농구 클럽 교류전을 통해 선수들이 서로의 기량을 발전시키고, 더불어 국제기구 및 다른 나라 클럽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대회가 지속적으로 개최되기를 희망한다. 한국이 그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IWBF 또한 이번 대회의 꾸준한 개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대회를 참관한 매튜 웰스 IWBF 집행위원 겸 IWBF-AOZ 기술위원은 "KWBF가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클럽팀 교류의 시작을 잘 열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높이 평가할 만한 대회라고 생각한다. IWBF 또한 이러한 형태의 국제 클럽교류전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많이 갖고 있다"면서 "내년 1월로 예정된 IWBF 이사회에 참석해 이번 대회에서 내가 느낀 특별한 경험을 토대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적용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웰스 IWBF 집행위원은 "지난 파리패럴림픽 기간에 이 대회에 대한 아시아지역 IWBF 임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IWBF 동아시아지부 부회장을 맡고 있는 중국에서 차기 대회의 개최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아직 확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이 대회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대한장애인휠체어농구협회는 '2024 AOZ 클럽리그'를 통해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휠체어농구 클럽들이 새롭게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물론 보완할 점이 곳곳에서 많이 포착됐다. 하지만 어디에도 없던 '첫 시도'라는 면에서 이번 대회는 부족한 점들을 뛰어넘는 작지만 위대한 첫 걸음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춘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