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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아무래도, 올해는 김고은의 시대"..신인상後 12년, 여우주연상 주인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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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올해는 김고은의 해." 긴 심사가 이어지는 내내 마치 '밈'처럼 이어졌던 이 말이 현실이 됐다. 다른 부문도 아니고 여우주연상에서 심사위원 뿐만 아니라 네티즌표까지 만장일치를 얻기는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일이다. 그 어려운 일을 이 배우가 해냈다. 김고은은 올해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2024년을 자신의 최고의 해로 만들어냈다.

이견이 없었고, 단번에 결정됐다. '파묘'로 출중한 실력과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무당 화림을 연기했던 김고은은 '한국이 싫어서' 고아성, '시민덕희' 라미란, '리볼버' 전도연, '원더랜드' 탕웨이와의 경쟁 끝에 최고의 결과를 손에 쥐었다. 12년 전이었던 제34회 청룡영화상에서 '은교'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던 김고은은 10년 만이었던 2022년 청룡시리즈어워즈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에 이어 12년 만인 올해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아 의미를 더했다.

혜성처럼 등장했고 확신에 찼던 시간이었다. 김고은은 '은교'로 영화계에 처음 얼굴을 드러내면서 하얗고 말간 미모에 숨겨진 폭발적인 감정과 연기력으로 단번에 최고의 스타로 자리를 잡았다. '은교' 이후 다수 영화, 드라마를 주름잡았던 그는 '도깨비'로 방송가에서도 확신의 '원픽' 배우가 됐고, 심지어는 쉽지 않았던 도전 '유미의 세포들'을 통해 모두가 납득하는 '유미'로서도 응원을 받았다.

이뿐만 아니다. 김고은의 행보는 확신과 함께 점점 더 과감한 방향으로 나아갔다. '파묘'는 그가 보여줬던 어떤 캐릭터들보다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인물. 김고은이 얼굴을 쓸어올리는 장면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정도로 깊게 각인이 됐고, 각종 프로그램에서 패러디까지 되면서 그 영향력을 증명했다. 심사위원들 역시 "올해는 김고은의 해"라면서 엄지를 들었고, '파묘'를 함께했던 장재현 감독은 감독상을 받고는 무대에 올라 "존경하는 김고은 배우님, 당신이 한국 배우여서 너무 기쁘다"면서 눈물까지 흘렸다.

김고은의 호명 이후 무대에 오르는 그 순간까지도 식장의 모든 이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하는 등 '인정'을 보냈다. 이견이 없는 수상에 경쟁자였던 배우들까지도 기립박수를 치며 축하의 목소리를 냈다.

무대에 오른 김고은은 지난 12년의 시간을 돌아보면서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화림이란 역할을 믿고 맡겨주신 감독님 감사하다. 굉장히 반가웠고 연기를 할 생각에 신이 났던 기억이 있다. 신인상을 받았을 때가 생각난다. 정지우 감독님께도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싶다. 나라는 배우를 소개해주시고 애정과 염려의 시선으로 내가 가고 있는 길을 바라봐주셔서 내가 더 잘 성장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연기가 너무 좋다. 물론 연기할 때 힘들고 어렵고 그런 순간들도 있지만 행복감이 훨씬 크다.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 수록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배우가 앞으로도 되겠다. 감사한 마음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되겠다"며 애써 눈물을 삼켰다.

'청룡' 트로피와 함께 잘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고은의 행보는 앞으로도 파격적으로 이어진다. '파묘'의 강렬함에 이어 '대도시의 사랑법'의 짙은 연기까지 보여줬던 그의 도전이 이어지게 될 예정이다. 내년은 또 시리즈로 바쁜 그다. 드라마 '은중과 상연'에 이어 급기야는 '자백의 대가'에서 정체불명의 사이코패스이자 치과부부 살인사건의 피고인으로 변신을 시도할 예정이다. 청룡영화상에서 보여준 그의 과감한 숏커트 헤어스타일 역시 이 같은 도전의 일환으로, 파격적 행보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청룡과 성장했고, 더 큰 성장세를 보여줄 김고은의 앞날이 기대를 모은다.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