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감히 수상자를 예측할 수 없는 부문이 있었다면, 단연코 남녀조연상이었다. 역대급으로 치열했던 경쟁 끝에 트로피를 손에 쥔 남녀조연상의 주인공은 '베테랑2'의 정해인과 '로기완'의 이상희. 두 사람은 이날 시상식에서 조연상을 수상하며 영화를 뛰어넘은 남다른 존재감을 증명했다.
"역대급 경쟁률"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남우조연상 부문이다. 정해인은 '탈주' 구교환, '서울의 봄' 박해준, '파묘' 유해진, '핸섬가이즈' 이희준과 경쟁 끝에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착한 얼굴에 그렇지 못한 반전으로 '베테랑2'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놨던 정해인은 드디어 청룡의 첫 연기상을 손에 쥐며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인정받았다. '베테랑2'에서 정해인이 막내 형사로 첫 등장해 관객들을 무장해제 시켜놓고는 극에 완전한 긴장감을 선사한 빌런으로 변신해버리는 무자비함이 통한 것. 심사위원들은 정해인을 향해 "엄청난 가능성을 봤고, 극을 이끌어갈 수 있는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는 극찬을 쏟아냈다.
정해인은 "촬영장에서 치열하고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황정민 선배 덕분에 버텼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 그리고 박선우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류승완 감독과 현장에서 같이 고생한 스태프들에게도 감사하다"라며 "내가 용띠인데 올해가 용의 해다. 청룡영화상에서 내게 큰 행운이 온 것 같다. 다음 용의 해에도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나답게 꿋꿋하게 노력하겠다. 감사하다"는 재치있는 수상소감을 남겼다.
이상희는 이견없는 여우조연상 수상자였다. '핸섬가이즈' 공승연, '시민덕희' 염해란, '리볼버' 임지연, '파일럿' 한선화와의 경합 끝에 여우조연상을 받은 이상희는 '로기완'에서 선주 역을 맡으면서 극에서 다양한 감정을 만들어냈다. 심사위원들은 이상희를 향해 "'정말 이상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잘하더라. 역할 그 이상의 연기력을 보여줬다.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상희는 무대에 올라 "감사합니다. 내가 다시 상을 받게 되면 좀 멋있게 받고 싶었다"라며 "악"이라고 소리치고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는 수상 소감 후 눈물을 흘리며 감동하는 모습을 보여 보는 이들까지 뭉클하게 만들었다.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