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배운 체육, 인생의 버팀목이 된다'. 학교체육에 대한 선생님의 헌신과 학생들의 열정이 어우러지면 놀라운 일이 펼쳐진다. 장애·비장애를 구분하지 않고 서로 함께 만들어가는 즐거운 체육시간, 체력을 기르며 상대에 대한 존중을 배우는 진정한 학교체육의 참모습이다.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청이 주최하고, 스포츠조선과 학교체육진흥회가 주관하는 '2024 학교체육대상'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어 스포츠조선은 학교체육진흥회와 함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각 분야 대상의 주인공을 찾아 나섰다. 이들이 펼쳐나가는 특별한 체육교육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편집자주>
"선생님, 우리 일요일에도 했으면 좋겠어요."
대전외삼중학교 학생들에게는 점심시간도, 휴일도 중요하지 않다. 배구, 피구, 넷볼, 농구, 축구, 야구 등 다양한 스포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이 더욱 재밌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점심시간이면 너나할 것 없이 강당에 모여 공을 잡았다. 김원세 대전외삼중 체육교사는 "학생들이 알아서 적극적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했다.
대전외삼중은 '함께 성장하는 우리 Sports For All'이란 슬로건 아래 남녀 모두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하고 있다. 열정은 무척이나 뜨겁다. 시간과 요일을 가리지 않는다. 평일 아침, 점심, 그리고 방과후에 걸쳐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이 진행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토요일엔 '토요스포츠데이'가 운영된다. 배구, 피구, 농구, 넷볼부 학생들이 '자진해서' 훈련에 나서고 있다.
교과 수업에 학교스포츠클럽 활동까지 지도하는 것은 교사에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수업 외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 지도를 위해 개인적으로 공부도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원세 교사는 미소를 잃지 않는다. 그는 "학생들의 참여율이 높다. 오전 7시쯤 학교에 도착하는데, 학생들이 20명 정도 와서 기다리고 있다. 학생들은 늘 훈련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만큼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더 하고 싶은 것이다. 학생들이 자진해서 온다.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통해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학생들이 소속감, 자존감,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학교 생활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김원세 교사는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지도 역량 강화를 위해 끊임 없이 공부하고 있다. 그는 "현재 형태의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진행한 것은 3년 정도 됐다. 코로나19를 겪은 뒤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더욱 다양화했다. 지도하면서 내가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느끼게 됐다.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역량 연수도 받고 있다. 피구는 다른 학교와 연습경기를 하면서 어떤 전술을 갖고 있는지 본다. 지역내에서 심판들이 지도를 해주신다. 가서 코칭해주시는 것 보고 배우는 부분도 있다. 배구는 엘리트 선수들께 한 두번 배우기도 한다"고 했다.
그의 노력은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여자 피구부 주장 (유)태연이는 피구와는 인연이 없던 학생이었다. 태연이는 "피구에는 관심 없었다. 체육 수업을 통해 처음 접했는데, 몇 번 하다보니 재미있어서 계속하게 됐다. 열심히 해서 주장도 됐다. 나는 피구에 대한 기초 지식도 없고 실력도 많이 부족했다. 선생님께서 자세히 알려주셔서 늘었다"며 웃었다. 옆에 있던 (김)지안이도 "초등학교 때는 비슷한 훈련만 했다. 지금은 선생님께서 다른 데서 찾아보고 알려주셔서 다양한 방법으로 훈련한다"고 했다. 남자 농구부 주장 (박)병후는 "김 선생님만큼 학생들과 친하고 친구처럼 대해주는 분은 계시지 않다.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통해 공부 부담을 던다. 친구도 사귀었는데, 스포츠를 통하지 않았다면 느끼지 못했을 유대감이다"고 했다.
대전외삼중은 2024년 교육장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서 여자배구, 남자피구 중등부 우승을 차지했다. 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선 여자배구, 여자농구, 남자피구 중등부 정상에 올랐다.
김원세 교사는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여가 시간을 더 잘 보낼 수 있게 됐다. 상호작용을 통해 배려심도 높이고,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극기와 인내를 기르는 것에 큰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종목을 스스로 정해서 하는 만큼 평생 스포츠가 되길 꿈꾼다.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틀을 중학생 때부터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원세 교사는 최근 뜨거운 열정을 인정 받았다. 교육부가 주최하고 학교체육진흥회와 스포츠조선이 주관하는 '2024 학교체육대상'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중등 부문 대상의 주인공이다. 그는 "가끔은 학생들이 부럽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땐 이런 개념의 학교스포츠클럽이 없었다. 학생들을 보면 '얼마나 즐거울까' 싶다. 학생들과 실패도 겪고, 같이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재미있게 하며 목표를 이루는 등 다양한 장면을 함께 만들고 있다. 학교스포츠클럽은 내게도 원동력"이라며 "(수상 뒤) 주변에서 매우 좋아했다. 개인적으로도 감사했다. 하지만 혼자 노력해서 받을 수 있는 상이 아니다. 모두 즐겁게 하고 있다. 내년도 기대가 된다"며 웃었다. 대전=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