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울산 HD가 베테랑의 분투와 고승범의 활약에도 아쉽게 준우승에 그치며 구단 역사상 첫 더블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울산 HD는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1대3으로 패배하며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울산은 이번 준우승으로 코리아컵 역대 최다 준우승팀에 오르게 됐다. 1998년, 2018년, 2020년에 이어 이번 2024년까지 총 4번의 준우승으로 가장 많은 준우승을 기록한 팀으로 남게 됐다. 구단 역대 최초의 '더블(2관왕)' 도전도 다음 시즌으로 미루게 됐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4-3-3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주민규를 축으로 루빅손과 이청용이 좌우 측면에 섰다. 중원에는 김민혁 고승범 보야니치가 위치했다. 포백에는 이명재 김영권 임종은 윤일록이 늘어섰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3-4-3 카드로 맞불을 놓았다. 조르지 홍윤상 정재희가 공격 선봉에 섰다. 완델손 오베르단 한찬희 이태석은 2선에 위치했다. 전민광 아스프로 신광훈이 스리백을 형성했고, 골키퍼 장갑은 윤평국이 꼈다.
울산은 포항과 공방전을 주고받으며 팽팽하게 맞섰다. 전반 0-0의 흐름을 깬 선수는 바로 베테랑 주민규와 이청용이었다. 두 선수가 선제골을 합작하며 울산에 리드를 안겼다. 전반 38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공을 잡은 보야니치가 감각적으로 내준 공을 이청용이 우측에서 잡았다. 이청욘은 박스 안쪽으로 그대로 크로스를 올렸다. 주민규가 이청용의 크로스를 가까운 쪽 골문에서 침투해 헤더로 마무리했다. 윤평국에 손에 공이 닿기는 했으나, 제대로 막지 못하고 골문 안으로 향했다.
주민규는 포항 팬들 앞에서 산책 세리머니로 선제골의 기쁨을 누렸다. 주민규는 후반 18분 전방에서 날카로운 패스를 전달해 루빅손에게 연결해 공격포인트를 추가할 기회도 있었으나, 아스프로의 수비에 루빅손이 슈팅으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청용도 주민규의 득점을 돕는 것과 더불어 이후 공격에서 기회를 만들기 위해 분전했다. 후반 4분 박스 안으로 떨어진 세컨볼을 곧바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높게 뜨고 말았다. 후반 정재희의 동점골 당시 슈팅이 이청용의 몸에 맞으며 굴절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주민규와 이청용은 후반 32분 야고와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후반 포항의 거센 일격을 막아낸 선수는 베테랑 김영권이었다. 김영권은 후반 백성동과 조르지를 중심으로 한 포항 공격을 여러 차례 차단했다. 후반 39분 조르지가 박스 안 슈팅을 시도할 때도 김영권이 빠른 커버로 상대 슈팅 각을 좁히며 기회를 무산시켰고, 후반 추가시간 8분 백성동이 박스 안에서 시도한 날카로운 슈팅도 김영권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몸을 날리며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연장전까지 소화하는 와중에도 김영권은 지친 기색 없이 수비에 전념했다.
코리아컵 MVP 출신인 고승범이 분전도 돋보였다. 고승범은 이날 경기 연장 후반까지 풀타임을 소화하며 중원에서 계속해서 힘을 보탰다. 오베르단이 활약한 포항 중원을 상대로 꾸준히 후반 막판까지 꾸준히 버텨낸 힘도 고승범의 엄청난 활동량이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울산은 연장 후반 포항 공격수 김인성과 강현제에게 연속으로 실점을 허용하며 우승의 문턱에서 막혔다.
울산은 올 시즌 김판곤 감독이 시즌 중반 지휘봉을 잡는 변화를 겪었음에도 리그 우승 3연패를 달성하며 '울산 왕조'를 건설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5패를 기록하며 이를 반등할 기회로 코리아컵 결승을 노렸으나, 아쉽게 포항을 꺾지 못했다. 울산으로서는 구단 역사상 첫 더블 도전은 다음 시즌으로 이어가게 됐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