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김태술 신임 감독이 고양 소노의 연패를 끊는 데 실패했다.
소노는 28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KCC 프로농구' 원주DB전에서 외국인 열세를 절실히 느끼며 78대88로 무릎을 꿇었다. 소노는 4연패에 빠졌다. DB는 2연승에 성공했다. 김태술 감독은 데뷔전에서 선전했지만 경기 막판 점수 차이가 벌어지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부상으로 결장한 앨런 윌리엄스의 공백이 아쉬웠다. DB는 4쿼터 30초를 남기고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한 김보배를 투입하는 여유도 뽐냈다.
소노는 김승기 전 감독이 22일 사퇴한 뒤 24일 김태술 감독을 선임했다. 김태술 감독은 5일도 채 되지 않는 준비 기간을 거쳐 첫 경기에 임했다. 공교롭게 DB는 김태술이 마지막으로 뛰면서 은퇴했던 팀이다.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김태술 감독은 "지금 너무 설렌다. 생각보다 떨리지 않는다. 기분 좋고 흥분된 상태"라고 말했다. 앞으로 보여줄 농구에 대해 "기존 선수들 워낙 3점 능력이 좋다. 색깔도 짙다. 이를 유지하면서 과정을 만드는 연습을 했다. 무조건 많이 쏘는 게 아니라 동료가 아는 슛을 쏘자고 했다. 많이 쏘기 보다는 편하게 쏘자는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김태술 감독은 아직 지도자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그는 "감독을 아직 안 해봐서 모르겠다. 지금 감독이라는 생각이라기 보다는 소노로 트레이드 돼서 온 포인트가드로 뛴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지도자로서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드러날 때마다 보완하겠다. 일단은 내가 포인트가드로 누구를 살리고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고민하며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김태술 감독은 "내가 포인트가드였을 때 어떤 플레이가 잘 됐었는지 떠올렸다. 공간을 확보하고 과정을 통해 던졌던 슛이 확률이 높았다. 패턴은 꼭 2~3개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상범 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김태술 감독은 "이상범 감독님께 들었던 이야기들을 나도 선수들에게 해줬다. 지금 기술적인 이야기할 입장은 아니다. 기본에 충실하고 코트에서 열정을 갖자고 했다. 내가 배웠던대로 했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DB전 포인트는 '알바노 봉쇄'였다. DB 아시아쿼터 이선 알바노가 공격의 핵심이다. 김태술 감독은 "알바노를 막아야 한다. 알바노에서 파생되는 3점이나 오누아쿠로 이어지는 찬스를 저지하는 데 신경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주성 감독은 한솥밥을 먹었던 김태술을 상대 감독으로 만나는 것에 대해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김주성 감독은 "이기는 데에 집중하도록 하겠다. 워낙에 함께 잘 지냈던 친구라 그냥 편한 느낌이다. 1라운드 때 소노에 리바운드에서 밀리고 턴오버가 많았다. 리바운드만 안 졌어도 무난하게 넘길 경기가 꽤 있었다. 리바운드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는 치열한 시소게임으로 전개됐다. DB는 김주성 감독 주문대로 리바운드를 제대로 단속했다. 전반전에 리바운드를 22대14로 앞섰다. 하지만 야투 성공률이 50%를 밑돌면서 승기를 확실하게 잡지 못했다. 소노는 2쿼터까지 턴오버를 단 3개만 기록하며 높은 집중력을 유지했다.
소노가 3쿼터를 국내 선수들로만 버티면서 균열이 발생했다. 디제이 번즈가 40분을 다 뛸 수는 없었다. 번즈가 3쿼터 휴식을 취하는 사이 DB가 5점 차이로 달아났다.
4쿼터 들어 소노의 슛 성공률도 하락했다. 오픈 3점 찬스에서 슛이 빗나가고 리바운드를 빼앗기며 추격 기회를 놓쳤다. 반면 DB는 이용우 서민수의 3점이 연달아 폭발하며 승리를 예감했다.
원주=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