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그룹 뉴진스(NewJeans)가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 소속사 어도어의 대표였던 민희진의 '긴급 기자회견'을 돌이키게 하는 행보다.
뉴진스는 28일 오후 8시 30분 서울 강남 모처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속계약해지 관련해 입장을 밝힌다.
뉴진스 멤버들 측은 이날 오후 6시 기자회견 시작을 약 2시간 30분 앞두고 갑작스럽게 공지했다. 늦은 저녁 시간에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무엇보다 해당 시간은 퇴근 시간대로, 안 그래도 서울은 눈폭탄에 도로나 길이 다 정비되지 않아 더 혼잡해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뉴진스 멤버들이 저녁 시간대에 다급하게 기자회견을 연 것을 보아,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를 강력하게 주장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취재기자와 영상기자만 초청돼, 멤버들의 입장이 텍스트 기사와 생중계로 실시간 전달될 예정이다.
뉴진스 멤버들과 '뉴진스 엄마'로 불리는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는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긴급 기자회견을 열거나,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2022년 데뷔 후 취재진을 상대로 여는 쇼케이스나 인터뷰 등 미디어 행사는 멀리해 왔던 뉴진스와 민 전 대표가 '어도어의 모회사' 하이브와 갈등 이후로는, 언론을 활발하게 이용하는 다소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최초의 긴급 기자회견은 지난 4월이다. 민 전 대표는 하이브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지난 4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찬탈 의혹에 반박하면서 "이 개저씨들이", "맞다이로 들어와" 등 희대의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당시 민 전대표가 착용했던 파란색 캡모자와 초록색 줄무늬 상의까지 화제를 모으면서, '역대급 기자회견'이 됐다.
이 기세를 이어, 민 전 대표는 약 한 달 뒤인 5월에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는 민 전 대표의 어도어 대표이사직 유임이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을 때로, 민 전 대표는 하이브에 대의적인 차원에서 타협점을 찾자는 취지를 밝혔다. 불과 한 달 전에 '개저씨', '맞다이' 등 거친 표현을 썼던 민 전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화사한 복장으로 나타나, 하이브에 화해를 요청한 것이다.
그러나 양측의 갈등은 봉합되지 않았다. 그러자 9월에는 멤버들이 직접 나섰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이 처음 알려진 이후, 멤버들이 직접 관련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었다. 당시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민 전 대표의 어도어 대표직 복귀를 주장한 것이다. 지난 8월 민 전 대표가 어도어 대표직에서 내려오고, 김주영 대표가 어도어 수장 자리에 앉은 것에 불만을 표한 것으로 읽힌다.
이어 28일 오후 뉴진스 멤버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 네 차례 모두 몇 시간 앞두고 갑작스럽게 공지한 것으로, 취재진도 뉴진스 관련 이슈에 덩달아 급박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날 공지에서 '전속계약 해지'라고 못박은 것으로 보아, 멤버들이 민 전 대표를 따라 어도어를 떠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 전 대표는 지난 10월 30일 어도어 사내이사직도 사임했다. 뉴진스는 멤버 모두 본명으로 지난 13일 어도어에 민 전 대표의 복귀, 하이브 내부 문건 속 뉴진스를 부적절하게 언급한 것에 대한 조치, 하이브 내 다른 레이블 매니저가 뉴진스 멤버 하니에게 '무시해'라고 말한 것에 사과 등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그러면서 2주 안에 이러한 요구사항들이 시정되지 않으면,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선언한 바다. 해당 내용증명에 대한 답변 기한이 28일로, 뉴진스 멤버들이 거대 위약금 등이 복잡하게 얽힌 전속계약 해지를 본격화하게 될 지 지켜볼 일이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