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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 타깃 될라…메가스터디, 손주은 회장 고교생 대상 '부적절한 발언'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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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명 사교육 업체인 메가스터디그룹이 손주은 회장의 부적절한 강연 발언으로 큰 논란에 휩싸였다.

학령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 등으로 실적이 떨어지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예기치 못하게 터진 '사건'이라 더욱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그룹에서 교육용역사업을 전담하는 회사인 메가스터디교육의 경우 최근 주가가 연중 최저가를 찍고,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역성장이 예상되고 있기에 이번 'CEO 리스크'는 더욱 뼈아플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사회적으로 가뜩이나 젠더 이슈가 민감한 상황에서 사업의 주력 대상인 학생들을 상대로 한 '실언'이라 더욱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자칫 학생들과 부모들로부터 '불매운동'의 타깃이 될 수도 있는 등 상당히 심각한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는 그룹 전체의 위기라 할 수 있다.

'사교육 신화'로 유명한 손주은 회장의 문제 발언은 지난 22일 발생했다. 이날 대구의 한 종교시설에서 A고등학교 1~2학년 전체 501명의 남녀 재학생들을 상대로 '공부해서 남 주자'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A고교가 매년 실시하는 종교행사의 하나로, 손 회장은 인성교육 분야의 강사로 초빙된 상황이었다.

당시 손 회장은 입시 체제 변화를 설명하면서, 인구 위기 문제를 거론했다. 교육업체의 수장으로서 가장 핵심적인 이슈임은 분명했다.

하지만 "대학입시 제도의 특별전형에 10대가 출산하면, 대학 진학의 결정권을 강력하게 열어주는 제도를 써야 한다"며 "애를 낳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유지될 수 없는데, 대학을 가는 것보다 애를 낳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리 여학생들은 생각을 바꿔주길 바란다"며 10대 여학생들에게 마치 출산을 권유하는 듯한 '위험한' 발언을 했다.

"농담 삼아 하지만 뼈 있는 이야기"라는 서두 발언이 있었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기 시작한 것이다.

급기야 과거 공부를 잘하지 못했던 제자를 성매매 여성에 빗대어 말한 사실까지 밝혔다. 손 회장은 이 제자에게 "너 이렇게 살면 네 인생이 XX(성매매 여성)보다 못할 것 같다"며 "XX는 노리개가 되면 화대라도 받는데, 이거는 거꾸로 돈까지 갖다 바치니까 네 인생이 그렇게 보여"라고 했다는 일화까지 공개했다.

과거에 타인에게 한 말이었고 결국 해당 학생이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공부를 해 고위 공무원까지 됐다는 것이 강연의 핵심이었지만, 교육업계의 최고 수장이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한 공개 강연에서 꺼내기에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지적이다.

저출산의 원인이 전반적인 사회 구조적인 것임에도, 책임을 전적으로 젊은 여성에게 묻는 것도 큰 문제려니와 최근 가장 민감한 '성인지감수성'의 부재까지 거론될 수 있는 심각성도 있다.

특강 후 학생들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 "고등학생 엄마 아빠를 장려하고 있다", "메가스터디를 불매하겠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고, 이를 전해들은 학부모들이 학교에 항의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문제를 인지한 학교측이 "SNS 등에 무단으로 사진이나 동영상 형태로 업로드나 전달을 하면 불이익이 갈 수 있다"고 학생들에게 공지하고, 메가스터디 법무팀까지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알림 메시지까지 학생들에게 공유되면서 더 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메가스터디그룹 측은 "'공부해서 남 주자'라는 주제로 저출산 문제에 대한 미래 세대 의식 변화와, 공부를 통해 자기 미래를 바꾼 학생의 일화를 얘기하는 과정에서 의도와 달리 학생들이 불편함을 느낀 표현이 있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또 학교와 학생들에게 동영상을 내리도록 조처를 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