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자시르 아사니(광주FC)가 아시아 최고 무대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FC는 27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상하이 선화(중국)와의 2024~2025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5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광주는 4승1패(승점 12)를 기록하며 동아시아 그룹 2위를 유지했다.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대회는 동·서아시아 그룹으로 12개 팀씩 나눠 리그 스테이지를 먼저 치른다. 각 그룹 상위 8개 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해 우승팀을 가린다.
승리의 중심에는 아사니가 있었다. 아사니는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그는 경기가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12분 오후성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카드는 적중했다. 아사니는 투입 20초도 되지 않아 '원샷원킬' 득점포를 가동했다. 아사니는 허율이 머리로 떨군 공을 잡아 왼발 논스톱 슛으로 마무리했다. 그의 골은 이날의 결승 포인트가 됐다.
경기 뒤 아사니는 "기회 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골을 넣어야 이길 수 있다. 모든 선수의 자신감도 올라간다. 축구를 즐길 수 있다. 잔디도 좋았다. 선수들도 만족하는 결과다. 모두 다 희생한 것 같다. 그 결과가 나와서 기쁘다"며 웃었다.
그는 ACLE 무대에서 더욱 뜨거운 발끝을 자랑하고 있다. 벌써 7골을 꽂아 넣었다. 동·서아시아 그룹 통틀어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4골)와의 격차를 세 골로 벌렸다. 팬들이 아사니에게 '아시아의 왕'이란 수식어를 붙인 이유다.
아사니는 "경기를 봤다. 호날두가 세계 최고 선수라 두 골을 넣었다. 내가 득점 선두 유지하려면 골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광주를 위해 모든 것을 받쳤다. 감독님이 이런 팀을 만들었고, 선수들도 잘 따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결과가 좋지 않을 때 감독님이 격노를 한 적도 있다. 100% 다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그래서 우리가 오히려 200% 한 것 같다. 우리가 내년에 K리그에서 좋은 모습 보이면 다시 또 ACL에 나갈 것으로 믿는다. '아시아의 왕'이라는 별명을 듣긴 들었다. 감사하다. 하지만 팀 없으면 골도 없다. 모두에게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웃었다. 호날두는 25일 열린 알가라파와의 대결에서 두 골을 넣었다.
사실 아사니는 올 시즌 초반만 해도 이 감독의 고민거리였다. 이 감독은 시즌 초 인터뷰에서 "(아사니가) 유로2024 나간다고 하다가 팀에 늦게 합류했다. 과거에 했던 것 다 잊어버렸다. 어떻게 보면 팀에 대한 존중이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아사니는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여름 들어 조금씩 기회를 잡았다. 등번호도 에이스의 상징인 '7번'으로 재조정됐다.
아사니는 "갈등이랄 것은 전혀 없었다. 감독님의 결정이었기에 나는 묵묵하게 따랐을 뿐이다. 우린 모두 프로다. 매 순간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 솔직히 유로2024라는 큰 대회를 앞두고 국가대표 소집에 걱정이 아예 없었다고는 하지 않겠다. 하지만 나는 내 일(훈련)만 꾸준히 했고, 이후에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들이 이어졌다. 감독님을 항상 '리스펙트'하고 있다"고 했다.
아사니는 광주에서의 맹활약 덕분에 끊임 없이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는 "나도 모르는 루머들이 많다고 들었다. 다만, 나는 현재 광주 소속의 선수일 뿐이다. 오늘도 광주FC 소속으로 승리를 했다. 미래보단 현재에 집중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광주는 12월 3일 상하이 하이강(중국)과 2024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광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