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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미사' 감독 "16회를 6회로, 호흡 빠르지만 명장면 다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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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형민 감독이 2024년 OTT 버전으로 만들면서 신경 쓴 부분을 짚었다.

이 감독은 27일 서울 영등포 여의도 웨이브 사옥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16부작으로 6회차로 다시 만들면서 호흡이 빨라졌다"라며 "그래도 명장면은 다 살렸다"라고 했다.

2014년 방송된 '미안하다, 사랑한다(이하 '미사')'는 어린 시절 호주에 입양된 후 거리의 아이로 자란 무혁(소지섭)이 은채(임수정)를 만나 죽음도 두렵지 않은 지독한 사랑을 하는 이야기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레전드 멜로'로 꼽히며, 많은 '미사 폐인'을 양산한 바다.

최근에는 웨이브 '뉴클래식 프로젝트'를 통해 2024년 감독판으로 재탄생했다. 지난 22일, 2024년 OTT 버전으로 새롭게 공개된 것이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기존 16부작이 6부작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은채와 무혁의 명장면은 한 프레임도 안 벗었다. 사실 '미사'는 대사가 많지 않고 지문이 많다. 음악이 많이 깔려 뮤직비디오 같기도 하다. 대사가 아니라도 표정 하나 느낀 바가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명장면은 몇 프레임이라도 잘린 게 없는지 다 체크했다"고 했다.

이어 "그래도 호흡은 빨라졌다. 몇 가지 신들은 없앴다. 가족 이야기나 반복되는 설정들이 그렇다. 예전에는 방송이 거의 생방이었다. 아무래도 시청률을 높여야 하니 길게 만들어야 잘 나오는 게 있었다. 그렇게 늘어지는 것들을 과감하게 많이 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런데 '미사' 폐인들은 그걸 좋아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게 없어져 걱정은 된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근데 다르게 봐야 한다. 오히려 6편도 보고, 다시 16편 원본도 볼 수 있다. 요즘 시청자 호흡이 빨라졌으니 6편은 액기스로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이 생각하는 명장면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커진다. 이 감독은 "지하철에서 은채가 '사랑해'라고 소리 지리는 장면이 있다. '미사'는 엄마하고 아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사랑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 그 장면에서도무혁이는 한마디도 없다"라고 했다.

"비하인드 스토리인데 그 장면은 찍는 시간이 길지 않았다. 사실 방송하는 날 새벽에 촬영했다. 원래는 그 장소가 정해진 것이 아니었고, 바깥에서 촬영하려고 했는데, 밖에 눈이 오다가 안 오다가 그랬다. 무혁 집 앞이나 뷰가 있는 공원 같은 곳에서 찍으려고 햇다. 계속 버티다가 새벽 2시에 여의도에 지하철이라도 찾아라고 했다. 장소도 중요하기는 한데, 배우의 연기, 감정들이 중요했다. 그게 명장면이 될 거라곤 몰랐다. 말없이 슬픔을 참는 무혁이 느낌도 좋았다. 당연히 이 신이 제일 좋았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보시면 알겠지만 16개를 6개로 줄이는데 무혁의 호주신은 거의 줄지 않았다. 이견들이 좀 있었는데, 웨이브는 저를 존중해 줬다. 무혁 라이프 스토리를 구상하는데, 호주에서 거리의 아이로 자라가고, 은채를 구하고, 그 사랑이 끝까지 가는 것이다. 그 쌓는 과정을 충실하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또 "고민은 많았다. '미사'를 방송을 할 당시에도 많은 생각을 했다. 연속극적으로 무혁-은채 얘기로 단초롭게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방송국 입장에서는 길게 해야 했다. 그때 못다한 숙제를 한 느낌이다. 보시고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면, 원본도 다 제공하고 있으니, 그것도 봐달라"며 웃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