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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빅매치?' DB-소노의 맞대결 시선끄는 이유…휴식기 동안 초유의 사태 후유증 탈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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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하필 우리가 만나냐.'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A매치 휴식기를 마치고 막 재개된 가운데 남다른 눈길을 받게 될 매치가 나왔다. 28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원주 DB와 고양 소노의 경기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지난 휴식기 동안 경기 외적인 이유로 커다란 이슈의 중심에 서는 등 진통을 겪었다.

DB는 지난 16일 열린 한국농구연맹(KBL) 재정위원회에서 무더기 징계를 받았다. 김주성 감독(45)은 KBL 비방 행위로 제재금 70만원, 권순철 단장과 이흥섭 사무국장은 통제구역 무단 출입, 경기 종료 후 코트에 남아있었다는 이유로 각각 제재금 50만원이다. 앞서 12일 열린 서울 SK와의 홈경기(80대88 패)에서 판정에 거세게 항의하는 과정서 비롯된 징계였다. 당시 상황을 돌이켜 보면, 4쿼터 막판 2점차 초접전에서 DB 김시래가 리바운드를 하다 SK 자밀 워니에 부딪쳐 넘어졌지만 휘슬이 불리지 않았다. 이후 SK는 3점슛으로 점수차를 더 벌리며 승리했다. 오심이 아니었다면 경기 흐름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를 일이었다. 관중석에서 물병이 날아들었고, 김 감독이 퇴장당하는 등 사실상 난장판이 됐다. SK전 직후 DB는 KBL에 공문을 보내 특정심판 배제 요구를 하기도 했다.

여기에 이선 알바노는 14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을 마친 뒤 판정 불만을 표했다는 이유로 같은 재정위원회에서 제재금 70만원 징계를 받았다. 이같은 사태는 올시즌 거센 논란을 몰고 온 '하드콜(일정 수준 몸싸움을 허용하는 판정)'로 인한 불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잖아도 시즌 초반부터 각 팀에서 불만이 쌓여왔는데, 휴식기 직전 DB의 경기에서 폭발한 것이다.

여기서 주변 농구계가 주목하는 점은 DB가 연맹 총재사 구단이라는 것이다. DB 구단의 모기업 DB그룹은 '10개 구단 총재 순환제 방식'에 따라 올해부터 KBL 총재사를 맡고 있다. 총재사 구단이 전에 없던 '심판 배제 요구'를 하고, 판정 항의로 무더기 징계를 받는 등 연맹과 정면 대립하는 모양새를 보인 것은 초유의 일이다.

2018년부터 현대모비스, KCC가 순환제 총재를 하는 동안 관련 구단이 이처럼 대립한 적은 없었다. 오심이라는 게 늘 발생할 수밖에 없는 데다, 총재사 구단이라는 이유로 참고 넘어가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제 얼굴에 침뱉는'격이 되기 때문이다.

소노도 DB 못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 이른바 '라커룸 수건 폭행' 사건으로 김승기 감독이 자진 사퇴(22일)를 했고, 이틀 뒤 김태술 감독(40)을 후임으로 선임했다. 이 과정에서 휴식기 농구판 이슈를 점령할 정도로 시끄러웠다. 수건에 맞은 A선수가 팀 이탈, 법적 대응으로 파장이 커진 가운데 소노 구단의 내부 징계도 통하지 않자 구단이 먼저 감독에 대한 재정위원회 개최를 KBL에 요청하는 초유의 사태로 비화됐다. 결국 김 감독 사퇴로 수습하는 듯 했지만 코치 경험도 없는 '초보 감독'을 기다렸다는 듯이 속전속결로 선임한 점, 스포츠계 특성상 행위의 경중으로 볼 때 사건을 이렇게 키울 필요가 있었느냐는 점 등을 두고 팬 게시판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전임 감독 사퇴 후 팀에 복귀한 A선수가 앞으로 정상 출전할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신임 김태술 감독의 데뷔전도 비상한 눈길을 끌게 됐다. 김태술 감독은 지난 2019~2021년 DB에서의 선수생활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당시 김주성 감독은 코치였다. 게다가 둘은 부산 동아고 동문이다. 김태술 감독 입장에서는 전 소속팀을 상대로 사제-선·후배 대결로 데뷔전을 치러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초짜'라는 주변 우려를 딛고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빠르게 추슬렀다는 걸 입증해야 한다. 그만큼 구경하는 팬들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는 '빅매치'가 될 전망이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