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데뷔 초 '송혜교 아역'으로 얼굴을 알렸던 배우 한지민이 이제 청룡영화상의 새 시대를 열 히로인으로 인생 2막을 열게 됐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 중 하나인 한지민은 지난 2003년 방영된 SBS 히트 드라마 '올인'(최완규 극본, 유철용 연출)으로 대중 앞에 나섰다. 청순하고 수수한 앳된 얼굴로 등장부터 남다른 아우라를 발산한 한지민은 송혜교의 아역으로 '올인'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인'으로 시청자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한지민은 그해 MBC 드라마 '좋은 사람'(은주영·최연걸 극본, 김흥동 연출)으로 단번에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고 이듬해 방영된 MBC '대장금'(김영현 극본, 이병훈 연출)에서 서장금(이영애)의 친구 의녀 신비로 유명세를 얻었다.
안방의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한지민은 2005년 영화 '청연'(윤종찬 감독)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스크린 관객을 찾았다. '청연'을 시작으로 '해부학교실'(07, 손태웅 감독)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11, 김석윤 감독) '플랜맨'(14, 성시흡 감독) '역린'(14, 이재규 감독) '장수상회'(15, 강제규 감독) '밀정'(16, 김지운 감독) 등 장르 불문, 캐릭터 불문 다양한 연기 변신을 시도하며 자신만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데뷔 초 구축했던 청초한 매력은 물론 섹시한 요부, 왈가닥 로코퀸까지. 천의 얼굴 한지민의 팔색조 변신은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했다.
이렇듯 흔들림 없이 묵묵히 필모그래피를 쌓던 한지민에게 가장 극적으로 찾아온 전화점이 된 작품도 있었다. 바로 한지민의 인생작, 인생 캐릭터를 새로 쓰게 한 '미쓰백'(18, 이지원 감독)이다. '미쓰백'은 스스로를 지키려다 전과자가 된 여자가 세상에 내몰린 자신과 닮은 아이를 만나게 되고,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참혹한 세상과 맞서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사회적 이슈였던 아동 학대를 소재로 만들어진 아트버스터로 개봉 당시 많은 울림과 파장을 일으켰다. 여성 관객 중심으로 '쓰백러' 팬덤이 형성됐고 대작에 밀린 영화들을 지지하는 관객의 '영혼 보내기' 응원도 '미쓰백'이 시초가 됐다.
'쓰백러' 신드롬의 중심엔 단연 한지민이 있었다. 스스로를 지키려다 어린 나이에 전과자가 되어 외롭게 살아가는 백상아 역을 맡은 한지민은 거친 피부 분장과 상처로 이미지부터 싹 바꾼 것은 물론 무거운 소재를 자신만의 진정성과 호소력 짙은 연기를 펼쳐 호평을 얻었다. 청룡영화상과 인연도 '미쓰백'을 통해 깊어졌다. 한지민은 '미쓰백'으로 2018년 열린 제39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 데뷔 이후 15년 만의 청룡영화상 트로피를 안으며 눈물을 쏟았다.
단단한 연기력만큼 인성도 빠질 수 없는 한지민이다. 오래전부터 소외된 이웃, 취약계층 등 사회복지에 많은 관심을 가져온 한지민은 법륜스님이 주축이 되어 만든 정토회 소속 UN국제구호단체 JTS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했고 매년 의미 있는 기부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 때에는 거리 모금 활동을 10년 넘게 이어가기도 했다. 개인 고액 기부클럽인 희망브리지 아너스클럽 회원이기도 한 한지민은 장애인 복지시설, 연탄 봉사, 쪽방촌 주민 및 독거 어르신을 위한 난방비 지원 등 꾸준한 선행을 이어가는 스타로 정평이 나 있다.
이러한 한지민이 오는 29일 열리는 제45회 청룡영화상 새로운 안방마님으로 인생 2막을 열게 됐다. 존경하는 선배 김혜수의 뒤를 이어 새로운 청룡의 여신이 된 한지민. 그가 만들 새로운 청룡에 많은 기대가 쏠리고 있다.
한편, 제45회 청룡영화상은 오는 29일 여의도 KBS홀에서 개최되며 KBS2를 통해 생중계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