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 철벽의 김민재가 이강인을 울리고 말았다. 현지에서는 극찬이 쏟아졌다.
바이에른 뮌헨은 27일(한국시각)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5라운드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바이에른은 전체 11위로 순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반면 패배한 PSG는 26위에 머무르며 16강 플레이오프 진출도 빨간불이 커졌다.
바이에른과 PSG의 경기는 UCL 리그 페이즈 5라운드 최고의 빅매치 중 하나였다. 한국 팬들도 엄청난 관심을 가졌다. 바이에른과 PSG의 맞대결을 통해서 13년 만에 세계 최고의 대회인 UCL에서 코리안 더비가 열릴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2011~2012시즌 UCL 코리안 더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바젤의 경기 당시 박지성과 박주호가 적으로 만난 바 있다. 무려 13년 만에 열릴 수 있는 UCL 코리안 더비였다. 바이에른과 PSG도 공식 SNS를 통해 두 선수의 만남을 주목했다. 아쉽게 선발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김민재는 선발, 이강인은 벤치에서 출격했다. 김민재를 내세운 바이에른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해리 케인, 르로이 사네. 자말 무시알라, 킹슬리 코망, 요슈아 키미히, 레온 고레츠카, 콘라트 라이머, 다요 우파메카노, 김민재, 알폰소 데이비스, 마누엘 노이어가 출격을 명받았다.
PSG는 이강인 대신 파비안 루이스를 선택했다. PSG는 4-3-1-2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주면서 브래들리와 우스망 뎀벨레를 전방에 내세웠다. 파비안을 1자리에 놓고, 비티냐, 주앙 네베스, 워렌 자이르 에메리를 중원에 배치했다. 누누 멘데스, 윌리안 파초, 마르퀴뇨스, 아슈라프 하키미가 수비진을 구성했으며 마트베이 사포노프가 골문을 지켰다. 첫 기회는 바이에른이 잡았다. 전반 7분 김민재가 압박에 성공한 후 바이에른이 빠르게 공격에 나섰다. 키미히가 무시알라에게 찔러줬다. 무시알라가 가슴으로 잡아두고 과감하게 슈팅을 날렸지만 사포노프가 허락하지 않았다.
곧바로 PSG한테도 기회가 왔다. 알폰소의 패스가 부정확하면서 곧바로 역습이 진행됐다. 뎀벨레가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마무리가 이상했다. 바이에른이 분위기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전반 12분 이번에도 바이에른이 빠른 전환으로 기회를 잡았다. 사네가 라이머가 내준 패스를 곧바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에 막혔다.
PSG는 뎀벨레나 브래들리를 이용한 역습 위주였다. 바이에른이 점점 골에 근접했다. 전반 28분 코망이 개인 능력으로 홀로 돌파를 시작했다. 수비진을 완벽히 뚫어낸 뒤에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 위로 향했다.PSG도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29분 압박을 통해 공격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한 PSG였다. 바르콜라가 측면에서 자이르 에메리에게 넘겨줬다. 완벽한 기회였지만 자이르 에메리의 슈팅은 골대 옆으로 향했다.
PSG가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전반 32분 역시나 역습에서 뎀벨레가 공을 잡았다. 김민재 앞에서 과감한 돌파 후 슈팅에 성공했지만 노이어가 잘 막아냈다.
전반 38분 경기 균형이 무너졌다. 키미히의 코너킥이 곧바로 골대 안으로 향했다. 사포노프가 견제를 받다가 제대로 쳐내지 못했다. 바로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민재가 머리로 밀어 넣었다. 김민재의 UCL 데뷔골이 터지는 순간이었다. 꽉찬 알리안츠 아레나가 김민재를 향해 열광했다. 노이어를 제외한 모든 동료들이 달려와 축하해줬다.바이에른이 추가골 기회를 곧바로 잡았다. 전반 41분 노이어가 전방에 있는 코망에게 단번에 찔러줬다. 코망이 하키미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이 골대 위로 향했다. 전반 종료 직전에 나온 네베스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은 노이어 정면이었다. 바이에른이 김민재의 선제골을 앞세워 전반전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후반에도 김민재의 활약은 이어졌다. 후반 시작과 함께 노이어의 킥이 이상한 방향으로 향했다. 사네가 잡아내지 못하면서 PSG 공격이 시작됐지만 김민재가 좋은 태클로 끊어냈다. PSG가 후반 초반 기어를 올렸다. 후반 5분 멘데스가 순간적으로 중앙으로 치고 달리면서 바이에른 수비를 공략했다. 순간적으로 페널티박스에 PSG 선수들이 많은 상황이 연출되면서 위기에 빠졌지만 김민재가 슈팅을 몸으로 막아냈다.후반 11분 흐름을 타던 PSG에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뎀벨레가 페널티박스에서 슈팅이 김민재에게 막힌 후 알폰소에게 태클을 시도했다. 이미 경고가 있던 뎀벨레는 경고 누적 퇴장을 당했다. 불필요한 태클이었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곧바로 이강인을 준비했고, 후반 20분 이강인이 자이르 에메리 대신 투입됐다. 이강인이 들어오면서 13년 만에 UCL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이강인은 들어오자마자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김민재를 위협했다.
바이에른도 추가골 기회를 만들었다. 후반 21분 노이어부터 시작된 공격에서 코망이 페널티박스에서 케인의 패스를 받아 논스톱 슈팅을 시도했지만 하늘로 향했다. 바이에른이 수적 우위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후반 27분 무시알라가 마이클 올리세에게 찔러줬지만 올리세의 슈팅이 부정확했다. 이어진 공격에서 알폰소가 무시알라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줬다. 무시알라의 슈팅이 사포노프 손가락을 스친 후 골대를 강타했다. 후반 38분 이강인의 패스가 빛이 났다. 순간적으로 하키미에게 찔러준 패스가 기가 막혔다. 김민재가 대처하러 뛰어갔지만 하키미가 더 빨랐다. 우파메카노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처리하지 못했다면 PSG가 동점골 기회를 잡을 수도 있었다.
김민재를 뚫어내지 못한 PSG는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13년 만의 코리안 더비에서 웃은 선수는 김민재였다. 김민재는 UEFA에서 선정하는 공식 경기 최우수 선수에도 선정됐다. 동료들도 김민재를 축하해줬다. 독일 TZ는 김민재에게 평점 1점으로 바이에른 선수 중 최고점을 주면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그는 올 시즌 24번째 연속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UCL 첫 골로 바이에른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는 또한 수비적으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바이에른 수비의 안정성을 보장했다"며 극찬했다.
또 다른 독일 매체인 AZ 역시 김민재에게 바이에른 선수 중 유일하게 평점 1점을 줬다. "김민재는 센터 포워드 스타일로 바이에른을 리드했다. 키미히의 코너킥 이후 김민재가 리바운드된 공을 골로 성공시켜 1대0으로 앞섰다. 수비에서도 매우 설득력이 있었다. 오늘 저녁 최고의 바이에른 선수였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최근 김민재가 매우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선수의 기량을 의심하는 시선은 완전히 사라졌다. 김민재를 향해 바이에른 수준급 선수가 아니라고 비판했던 로타어 마테우스도 잠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