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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연, 모터사이클 대회서 큰 사고...영상 보니 100km로 달리다 '기절' ('솔로라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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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오정연이 모터사이클 대회에서 큰 사고를 당한 후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고백했다.

26일 방송된 SBS Plus·E채널 공동 제작 예능 '솔로라서'에서는 '돌싱 13년 차' 오정연의 일상이 공개됐다.

이날 오정연은 솔로 몇 년 차냐는 질문에 "1인 가정이었다가 2인 가정이었다가 다시 1인 가정으로 돌아와 솔로로 산 지가 13년 차 된 거 같다"라며 아나운서 출신답게 깔끔한 팩트 정리로 감탄을 자아냈다.

이후 오정연의 일상이 공개됐다. 지난 4월 모터사이클 프로 선수로 데뷔한 오정연은 이날 강원도 태백의 모터사이클 경기장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참가하기 위해 특훈에 돌입했다.

오정연은 모터사이클에 애정을 갖게 된 이유에 대해 "마음속에 언젠가는 타보고 싶다는 게 있었다. 그러다가 2018년 말에 인생 뭐 있나 싶어서 나도 도전해 보자고 해서 2종 소형 면허를 땄다"고 밝혔다. 그는 590만 원짜리 클래식 바이크, 390만 원짜리 스쿠터 바이크, 2,250만 원짜리 스포츠 바이크와 3,960만 원짜리 고배기량 바이크까지 총 4대의 개인 바이크를 갖고 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오정연은 모든 사고가 나도 본인이 책임을 진다는 대회 참가 서약서를 작성한 후 단장과 만나 곧장 훈련에 나섰다. 최근 스타트 트라우마가 생겼다는 그는 "일반 도로에서는 바이크 스타트할 때 한 번도 당황한 적이 없는데 내가 선수로서 스타트 연습을 한다고 생각하니까 멘탈이 마비가 됐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대회 당시 오정연의 사고 영상이 공개됐다. 스타트 실수로 인해 오정연은 끌려가다가 엎어졌고, 결국 그 사고로 엄지손가락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다고. 그는 "내가 몸을 안 사리는 성격이다"라며 덤덤하게 말했다.

또한 오정연은 "내 기억으로는 태백 경기장에 코너 6개가 있다. 근데 모든 코너에서 전도를 했다. 6번의 사고 중 가장 컸던 사고는 거의 100km/h로 가고 있었을 텐데 속된 말로 '터졌다'고 한다. 커브를 틀고 돌아와야 되는데 못 돌아온 거다. 연석에 부딪히면서 한 번 굴렀다. 그때 잠시 기절했나 보다. 깨어나고 보니까 아무 기억이 안 났다. 구급차도 와 있고 세이프티카도 와있었다"며 심각했던 사고 상황을 짐작케 했다.

공개된 사고 영상에서는 오정연이 바이크 사고 후 일어나지 못한 채 그대로 쓰러져 있는 모습이 담겨 충격을 자아냈다. 또한 다 긁히고 깨진 헬멧과 멍투성이가 된 몸도 공개돼 놀라움을 더했다.

오정연은 "뼈가 통뼈인지 뼈는 괜찮았다. 사실 기절했다가 일어났을 때 '난 누구고 여기서 뭐 하는 거지?'라고 기억이 안 나서 그때는 좀 무서워서 눈물도 나고 그랬는데 정신 차려 보니까 몸도 멀쩡해서 너무 감사하고 이 정도 하면 넘어지겠다는 걸 이제는 체득했다"고 말했다.

이에 황정음은 "그래도 이 정도면 나 같으면 무서워서 포기할 거 같다"고 했고, 채림도 "무서워서 못 할 것 같다"며 걱정했다. 하지만 오정연은 "내가 너무 좋아하는 취미를 넘어서 어떤 선수로서의 책임감도 있어서 그냥 내려놓는다는 건 생각을 안 해봤다"며 프로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이어 "넘어져 보지 않은 선수들은 언젠가 넘어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 근데 난 이미 여러 번 넘어져 봤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오정연은 스타트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계속 연습했고, 이를 본 단장은 "아주 잘했다. 이제는 욕심을 안 낸다"고 칭찬했다. 오정연은 "(욕심) 안 낸다. 무모하게 바이크 타면 죽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라며 "그때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말했다.

단장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게 그 정도 충격을 받았는데도 병원에서 치료받고 2주 뒤에 바로 연습하지 않았냐. 일반 여성 라이더들은 넘어지면 트라우마 깨질 때까지 연습 안 한다. 너 같은 선수들은 굉장히 크게 될 거 같다"며 용기를 줬다.

자신감을 얻은 오정연은 경기에 나섰고, 스타트 트라우마도 극복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7명 중 최종 4위를 기록했다. 그는 "아쉬운 순위였다. 7명 중에 딱 중간이다. 다음 해에는 가장 높이 올라가 보고 싶다. 안전하게 기량을 올려서 정정당당하게 1등에 올라가기 위해서 내년에도 열심히 바이크를 타보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대회를 마친 오정연은 동료 선수들과 뒤풀이 자리를 가졌다. 바이크를 타게 된 계기를 묻자 "30대 중반에 사춘기가 와버렸다. 사춘기가 원래 없었는데 처음으로 온 게 30대 중반이었다"며 "좀 심각했다. 번아웃 그리고 약간 사람들하고도 좀 지쳤다"고 고백했다.

이를 들은 동료 선수는 "나도 너랑 비슷했던 거 같다. 번아웃이 마흔에 왔다. 전 남자 친구와 헤어지면서 아주 세게 왔다"고 털어놨다. 이에 오정연은 "언니도 열정적으로 사랑했구나"라며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고 공감했다.

1년 반 동안 침대에만 누워있을 정도로 심각했다는 오정연은 "그냥 누워만 있고 세상 살기가 싫었다. 심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런 그를 극복할 수 있게 해준 게 바로 바이크였다고.

오정연은 "그때 막 떠올랐다. 대학교 때 내가 진짜 하고 싶었는데 억눌린 것들. 그중 하나가 바이크였다. 그게 생각나서 바이크를 시작했는데 너무 잘했다"고 말했다.

그는 "뒤늦은 사춘기를 겪으면서 그냥 남의 눈치 보지 말고 내 마음만 보자. 자유롭게 하자고 생각했다. 때로는 불안정해 보일 수도 있고 위험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들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내 삶을 다채롭게 꾸려나가려고 늘 노력하는 거 같다"며 "훗날 가정을 꾸렸을 때 '아, 그때 충분히 해봤어' 이런 느낌으로 해야 가정생활에도 더 충실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해야만 내가 건강할 수 있고 주위 사람들한테도 걱정을 안 끼치는 꼴이 되더라"고 밝혔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