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충격이다. 토트넘이 주전 수문장을 잃었다.
토트넘은 26일(이하 한국시각)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28)가 오른 발목 수술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비카리오도 자신의 SNS를 통해 병상에 누운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때로는 축구가 당신에게 최고치를 줄 때도 있고, 때로는 예상하지도 않은 방법으로 시험대에 올릴 수 있다'며 '에티하드에서 발목이 골절된 상태로 60분 동안 경기를 했다. 팀을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방법이 없었다. 난 수술이 필요했다. 당분간 팀을 도울 수 없을 것 같아 실망스럽다'면서도 '의료진과 스태프들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수술은 잘 끝났고, 내일부터는 더 강해지고 건강하게 돌아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다시 모든걸 바칠 준비가 됐다.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토트넘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조만간 경기장에서 보자'는 글을 남겼다.
토트넘은 24일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2라운드에서 4대0로 완승했다. 이변이었다.
토트넘은 A매치 브레이크 직전인 10일 입스위치 타운과의 2024~2025시즌 EPL 11라운드에서 1대2로 패했다. 입스위치는 올 시즌 1부로 올라온 승격팀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5무5패, 단 1승도 없었다. 하지만 토트넘이, 그것도 안방에서 '첫 승'의 제물이 됐다.
다행히 맨시티를 넘으며 반전에 성공했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순위를 리그 6위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맨시티는 5연패의 늪에 빠졌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커리어 사상 첫 5연패다. 맨시티는 2016년 이후 최악의 연패다. 유럽챔피언스리그(UCL)와 카라바오컵(리그컵)을 제외하고 EPL에서 3연패인데, 이 또한 과르디올라 감독이 처음 받아 본 성적표다. EPL 홈에서 4골차 패배는 단 한번도 없었다.
비카리오는 발목이 부러진 가운데 엄청난 선방쇼를 펼쳤다. 맨시티는 토트넘(9개)보다 14개가 많은 23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하지만 단 1개의 슈팅도 골라인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비카리오는 지난 시즌 토트넘으로 이적해 위고 요리스를 대신해 안방을 꿰찼다. 그는 하부리그를 전전하다 2021~2022시즌 엠폴리에서 세리에A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2022~2023시즌에도 기세가 이어졌고, 토트넘의 선택을 받았다.
비카리오의 이적료는 1700만파운드(약 30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물음표가 환희로 바뀌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비카리오는 동물적인 감각을 앞세워 선방쇼를 펼치며 토트넘의 돌풍을 이끌었다. 그는 지난 시즌과 올 시즌 EPL 전 경기에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비카리오의 공백은 손흥민의 '단짝' 프레이저 포스터가 메울 것으로 보인다. 1988년생으로 올해 36세인 포스터는 뉴캐슬, 사우스햄턴, 셀틱 등에서 뛴 베테랑 골키퍼이다.
그는 경기 후에나 손흥민이 교체될 때 가장 먼저 다가가 격려를 아끼지 않는 '최고참'이다. 하지만 비카리오에 비해 반사 신경이 떨어지는 것은 걱정이다.
토트넘은 '비카리오의 복귀 시기는 메디컬 스태프들의 평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장기 결장은 불가피해 보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