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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의 문' 울산의 성대한 3연패 대관식→정기선 부회장 "벅차고 가슴 뜨거워진다"…김판곤 "'1골 1도움' 박주영 가장 아름다운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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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는 다시 한번 꽃가루와 축포가 춤을 췄다.

피날레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왕조의 대관식'을 함께하기 위해 2만4096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무려 6골이 터졌다. 울산은 23일 문수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최종전에서 4대2로 승리했다.

울산은 일찌감치 3년 연속 우승을 확정지었다. 2022년, 17년 만의 K리그1 정상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창단 후 첫 2연패를 달성했다. 3연패도 최초다. 1996년, 2005년과 함께 통산 다섯 번째 별을 가슴에 달았다. 기업구단인 일화 시절의 성남FC(1993년~1995년, 2001년~2003년)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무려 5년 연속 K리그1을 제패한 전북 현대에 이어 세 번째로 3연패를 달성한 '왕조 구단'으로 우뚝섰다.

성대한 대관식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인 권오갑 HD현대 회장을 비롯해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김광국 울산 대표 등이 나란히 서서 챔피언들을 맞았다. 권 총재와 정 수석부회장이 선수들에게 우승 메달을 선사했다.

주장 김기희가 권 총재로부터 우승 트로피를 받은 후 하늘높이 들어올리자 울산 문수벌은 그야말로 '축구 천국'이었다. 서포터스들과 함께 한 '우승 파티'는 더 큰 환희였다. 선수들은 김판곤 감독과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기적같은 드라마를 쓴 박주영을 차례로 헹가래 쳤다.

박주영은 이날이 은퇴경기였다. 그는 후반 28분 교체투입됐다. 피날레는 극적이었다. 그는 2-2로 균형을 이룬 후반 39분 아타루의 세 번째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통산 100호 공격포인트(76골 24도움)를 달성했다. 끝이 아니었다. 박주영은 후반 44분에는 이청용의 도움을 받아 쐐기골을 터트렸다.

김 감독은 "오늘 우리 선수들이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그림을 만들어줬다. 울산 서포터스들께서 많이 찾아주셔서 정말 좋은 그림이었다. 감독으로 더할 나위없이 행복하고 기쁘다. 팬들과 선수들, 구단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주영에 대해선 "더 하겠다고 우길 것 같아 걱정이다"며 너스레를 떤 후 "선수들이 그림을 만들어주고 싶어했다. 공격포인트가 99개여서 15분 안에 해결하라고 했는데 더 잘했다. 어시스트는 물론 득점까지 했다. 대표팀과 K리그의 레전드다운 가장 아름다움 엔딩이었다"고 기뻐했다.

샴페인 세례를 받은 기분을 묻자 "과격하게 맞아본 것은 처음이다. 이렇게 하는 줄 모르고, 옷도 준비하지 않았다. 고마웠고, 경기 결과가 세리머니를 하는데 받쳐주지 않으면 반감될 수 있었는데 선수들이 좋은 분위기 만들어줬다.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고 미소지었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인 1992년 울산에서 프로에 데뷔해 1996년까지 5시즌 몸담았다. K리그 역대 다섯 번째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하는 영광을 안았다. 또 울산 구단 역사상 최초의 선수 출신 감독이자,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하는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김 감독은 "96년도 우승할 때는 주축 선수도 아니었고, 그때 기쁜 많이 남아있지 않다"며 "감독으로 우승을 많이 한 편인데 K리그 우승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 세리머니까지 할 수 있어서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은 갈 길이 더 남았다. 26일에는 상하이 상강(중국)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30일에는 포항 스틸러스와의 코리아컵 결승전이 기다리고 있다. 살인적인 일정은 12월 4일까지 이어진다. 상하이 선화의 ACLE를 끝으로 올해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김 감독은 "계산을 하고 들어왔다. 배고프고 힘들었던 선수들이 한 번 나가서 맘껏 어필하라고 만들어줬다. 부족한 부분은 ACLE다. 선수들에게 ACLE와 코리아컵 결승, 상하이 원정까지 달려보자고 얘기했다. 오늘까지 즐기고, 내일부터 잘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챔피언 세리머니에 이어 다시 한번 '안방'을 찾았다. 서포터스석에선 "정기선"을 연호하는 함성이 울려퍼졌다.

선수들의 헹가래와 샴페인까지 맞은 정 부회장은 "3연패를 하면 익숙해질 줄 알았는데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벅차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 같다. 감독님, 선수단 여러분과 우리 열심히 응원해주신 처용전사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힘줘 말한 후 "앞으로도 우리 울산 HD가 써갈 역사를 함께 뜨겁게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리겠다"고 당부했다.

3년 연속 우승 세리머니는 더없이 달콤했다. 울산의 세상이다. 그 하늘 또한 황홀했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