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잔디 문제, 해법은 있다④]지자체-학계-관리 업체 머리 맞댔다, K리그 그라운드 개선방안 심포지움

by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K리그 잔디 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 대강당에서 'K리그 그라운드 개선방안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 진행은 청주대학교 환경조성학과 심상렬 교수가 맡았고, 총 네 명의 잔디 전문가가 패널로 참석했다. 올 시즌 흥행 돌풍 속 순풍을 타던 K리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잔디였다. 이상고온으로 많은 경기장들이 '논두렁 잔디'로 울상을 지었다. 잔디 개선을 위해 고심 중인 연맹은 심포지엄을 통해 헤법 찾기에 나섰다.

울산시설공단 김재후 차장은 '울산문수축구경기장 현 실태와 향후 잔디관리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문수경기장은 7.2m 지하 구조로 되어 있어, 잔디 생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채광과 통풍에서 대단히 열악할 수밖에 없다. 김 차장은 "경기 일정에 따른 통기 작업 시간이 부족하고, 선수 외 불필요한 답압이 계속되는 것도 잔디 불량의 원인"이라며 "지온자동제어시스템, 고성능 미스트 송풍기, 성장 조명, 여름철 지표면 온도 저감을 위한 잔디 쿨링시트 도입 등 개선을 위해 다양한 해법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천안시설관리공단 최규영 반장은 '천안종합운동장 잔디관리 현황 및 관리자 처우 개선'에 대해 이야기했다. 천안종합운동장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관리가 잘 되어 있는 구장 중 하나다. 최 반장은 "1년 유지 관리일정 등 기본 원칙이 있지만, 이를 지키기 어렵다. 이것만 잘 해도 잔디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잘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관리자 처우를 꼽으며, "관리자의 실질 임금이 낮고, 천연잔디 관리 전문성이 부족하다. 투자에도 소극적이다. 이를 개선한다면 더 좋은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삼육대학교 환경디자인원예학과 김경남 교수는 '국내 경기장 토양 환경과 잔디 품질'에 대해 논했다. 김 교수는 학술적인 설명과 함께 다양한 사례들을 전했다. 그는 "설계, 시공 조성이 잘못되면 관리가 아무리 잘 돼도 소용없다"고 강조했다, 이앤엘 잔디연구소 류주현 연구소장은 '해외 구장 사례를 통한 국내 잔디관리의 전략적 접근'을 주제로, 레알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토트넘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 등의 잔디 관리법을 전했다. 류 소장은 "국내 관리자들은 전문성 부족 보다는 전문 인력 감소와 교육 시스템 부재가 더 크다. 최첨단 기술 도입도 중요하지만, 한국 실정에 맞게 해야한다. 관리 주체 사이의 의견 조율도 중요하다"고 개선법을 짚었다.

자유 토의 시간에는 하절기 잔디 피해 최소화를 위한 관리 방안, 신규 품종 및 난지형 잔디 도입 여부, 경기장 구조 차이가 잔디 생육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현실적인 의견도 나왔다. 김 차장은 "연맹이 적절한 잔디 공급처를 발굴해야 한다. 필요하면 양질의 이론 교육 기회를 제공하거나, 올해의 그라운드 관리자상을 신설해, 현장 관리자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교수는 "축구장 생태계 구축을 위해 기술 관련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대한축구협회나 연맹 차원의 기술 행정도 필요하다"고 했다.

연맹은 이번에 도출한 의견을 통해 경기장 관리 주체와 구단 관계자의 적극적인 잔디 관리를 독려하는 등 향후 K리그 그라운드 환경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힘쓸 예정이다.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