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와의 완전한 결별을 선언했다.
민 전 대표는 20일 "어도어 사내이사에서 사임하고 하이브와의 주주간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민 전 대표는 "4월 하이브의 불법 감사로 시작된 7개월여 넘게 지속되어온 지옥 같은 하이브와의 분쟁 속에서도 저는 지금까지 주주간계약을 지키고 어도어를 4월 이전과 같이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 그러나 하이브는 지금까지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변할 기미도 전혀 없기 때문에 더이상의 노력은 시간 낭비라는 판단으로 결단을 하게 됐다"며 하이브와 관계자들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민 전 대표는 뉴진스 공식 계정과 어도어 공식 계정을 언팔로우 했다. 프로필에 남겼던 어도어 계정 링크도 삭제했다.
또 자신의 계정에 손 인사를 하는 이모티콘과 함께 '퇴사 토끼짤'을 게시했다. 공개된 게시물에는 토끼 캐릭터가 눈을 빛내며 '퇴사'라고 적힌 파란 카드를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민 전 대표는 데니스 윌리엄스의 '프리(Free)'를 선곡, "나는 자유로워 지고 싶어. 나는 나여야만 하니까"라는 가사를 공유하기도 했다.
민 전 대표가 뉴진스 계정까지 언팔로우 하면서 팬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일부는 '민 전 대표가 멤버들의 손까지 놓은 게 아니냐'며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반면 뉴진스 자체는 어도어의 지적재산권인 만큼, 멤버들과의 관계를 떠나 어도어와 선을 긋겠다는 의지 표명이라는 해석도 있다. 토끼도 뉴진스의 심볼인 만큼, 완전한 결별을 선언한 것이라는 의견이다
민 전 대표가 어도어와 하이브를 완전히 떠나면서 남겨진 뉴진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뉴진스는 8월 민 전 대표가 어도어 대표직에서 해임된 이후 꾸준히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해왔다. 9월에는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에 최후통첩을 날렸고, 13일에도 전속계약 해지를 불사하며 내용증명을 보냈다.
그만큼 뉴진스도 민 전 대표를 따라가지 않겠냐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상당한 리스크를 안아야 한다. 만약 뉴진스와 민 전 대표가 함께 새출발을 한다면, 민 전 대표는 뉴진스를 빼돌려 경영권을 찬탈하려 했다는 템퍼링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최악의 경우에는 4500억원 이상으로 점쳐지는 천문학적인 위약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템퍼링 의혹이 아니라도 뉴진스가 받을 타격의 정도는 예상하기 어렵다. 만약 하이브와 전속계약해지 소송을 벌여야 한다면, 재판이 끝날 때까지 뉴진스의 시간은 멈추게 된다. 몇년이 걸릴지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기나긴 싸움을 아직 어린 멤버들이 견뎌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어른들 싸움에 끌려나와 이미지 타격을 입은 뉴진스가 모든 고난을 이겨내고도 예전과 같은 화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민 전 대표는 20일 25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풋옵션 행사에 따른 대금 청구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접수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