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그룹 뉴진스 하니가 하이브 사내 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했다.
서울지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은 뉴진스 팬들이 하니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하이브를 상대로 9월 12일 제기한 진정 사건과 관련, "하니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려워 행정 종결했다"고 밝혔다.
하니는 9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복귀를 촉구하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던 중 하이브 내에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이브 사옥 복도에서 다른 소속 아티스트와 매니저에게 인사했지만, 해당 매니저가 '무시해'라고 말했다는 것.
이에 뉴진스 팬들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따돌림 의혹은 실체적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노동부는 하니가 체결한 매니지먼트 계약은 '종속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종속관계'가 아닌 '대등한 계약 당사자'의 지위에서 각자의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는 관계에 불가하고, 일반 직원에게 적용되는 회사 취업규칙 등 사내 규범이나 제도 및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았고, 연예활동 특성상 일정한 근무 시간과 장소가 정해져있지 않고, 지급된 금액이 근로의 대가가 아닌 연예활동 수익을 분배하는 성격이고, 필요 경비 등을 회사와 하니고 공동 부담하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점 등이 그 이유가 됐다.
또 대법원이 2019년 9월 연예인 전속계약의 성질을 민법상 위임계약 또는 위임과 비슷한 무명계약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판결도 강조했다.
법원 뿐 아니라 정부도 2010년 연예인을 노동자보다는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활동하는 '예외 대상자'라는 판단을 한 바 있다.
다만 이 사건으로 변화가 생길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하니는 국회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인간으로 존중하면 괴롭힘, 따돌림은 없지 않겠느냐"며 눈물을 쏟았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아티스트의 노동자성이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며 노동법 사각지대에 대한 제도 보완을 요구했다.
하니는 현재 소속사 어도어와의 전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니를 비롯한 뉴진스 멤버들은 13일 어도어와 김주영 대표에게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들은 민희진 전 대표의 복귀, "'뉴(뉴진스) 빼고 새 판 짜면 될일"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하이브 내부문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엄중조치, 하니를 무시하라고 한 매니저의 공식 사과 등을 요구했다. 특히 뉴진스는 "문건을 받은 뒤 14일 내에 지적한 사안들이 시정되지 않으면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데드라인이 단 일주일 남은 시점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한 만큼, 뉴진스의 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