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팔레스타인과의 리턴매치에서 얻은 건 승점 1점과 손흥민의 51호골이 전부였다.
홍명보호는 19일 요르단 암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6차전에서 졸전 끝에 1대1로 비겼다. 전반 12분 김민재의 치명적인 백패스 미스로 선제골을 헌납한 한국은 전반 16분 손흥민의 동점골로 경기를 빠르게 원점으로 되돌렸으나, 남은 80여분 동안 추가득점을 하지 못하며 승점을 1점 확보하는데 그쳤다.
지난 9월, 홍명보 감독의 두 번째 A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팔레스타인과의 3차예선 1차전 홈 경기에서 무기력하게 0대0으로 비긴 것이 홈 팬의 야유와 같은 부차적인 요소가 아니란 사실이 이날 드러났다. 한국은 90분 내내 체격이 좋은 팔레스타인 선수들의 압박에 고전했다. 집중력과 호흡은 3대1로 승리한 지난 14일 쿠웨이트와의 3차예선 5차전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대표 선수 출신인 이영표 해설위원이 "보기 힘든 경기"라고 코멘트했을 정도.
답답한 90분 경기에서 시원한 청량감을 준 장면은 손흥민의 득점이 거의 유일했다. 손흥민은 이명재-이재성으로 이어지는 삼자 패스를 건네받아 상대 골 에어리어 좌측 부근에서 골문 우측 하단을 노린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지난 쿠웨이트전에서 페널티킥으로 50호골을 넣은 손흥민은 2경기 연속골이자 올해 A매치 10호골(15경기)을 작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2015년에 작성한 9골(12경기)을 넘어 단일년도 개인 A매치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32세라는 나이를 감안할 때 놀라운 기록이다. 이번 월드컵 예선 2, 3차예선을 통틀어 7골을 넣으며 카타르의 알모에즈 알리와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또한 A매치 통산 51호골로 '황새' 황선홍(50골)을 따돌리고 A매치 득점 순위 단독 2위로 점프했다. '차붐' 차범근(58골)과의 득점차를 이제 7골로 좁혔다. 현재 페이스면 내년에 경신이 가능하다.
하지만 손흥민은 경기 최우수선수를 위한 기념패를 들고도 팀의 무기력한 무승부 때문인지 시원하게 웃지 못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저희 실수로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찬스를 골로 연결했다면 승리할 수 있었을 텐데, 그 점이 아쉽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열심히 뛴 팔레스타인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다사다난한 1년을 돌아본 손흥민은 "아시안컵부터 시작해 많은 일이 있었다. 2~3%, 10% 부족한 모습이 있었다. 내년에는 저희가 똘똘 뭉쳐서 팬들이 행복해하는 한해, 선수들에게도 특별한 한해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