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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주전 무조건 뺏긴다" FA 최원태 미계약 핵심은 보상...'A등급 딜레마' 20인과 25인은 하늘과 땅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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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군 주전 선수를 무조건 내준다고 보면 됩니다."

FA 최대어로 경합을 벌일 줄 알았던 투수 최원태. 감감무소식이다. 어느 팀과 계약을 맺을지 예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조용하다. 'FA 미아'가 되지는 않을 거라 보지만, 그렇다고 어느 팀에 갈 가능성이 높은지 확실하게 얘기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1년 전 이맘때, 최원태는 1년 후 FA가 되면 최대어로 뽑힐 투수로 거론됐다. 고영표가 있었지만, 고영표는 올해 초 KT 위즈와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강력한 선발로서의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온 최원태가 엄상백(한화)보다 더 좋은 자원으로 평가받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FA 시장이 열렸는데 최원태에 대한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엄상백은 일찌감치 한화에 78억원을 받기로 하고 계약을 완료했다.

최원태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통산 승수에서 훨씬 앞서는 자신이 엄상백과 최소 비슷한 규모의 제안을 받아야 할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기적인 마음은 아니다.

하지만 시장 상황도 잘 살펴야 한다. 일단 각 팀들이 꼭 필요한 곳에 대한 투자를 마쳐가고 있다. 샐러리캡 압박도 있다. 또 최원태에 대한 평가가 1년새 달라졌을 수도 있다. 최원태는 올시즌 9승에 그쳤고, 가을야구에서 또 부진하며 큰 경기에 약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말았다. 매 시즌 건강 이슈도 많았다. 150이닝을 넘긴 적이 2019년 딱 1번 뿐이었다.

여기에 생각 이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게 보상 등급이다. 최원태는 FA A등급이다. 보상 규모가 B등급과 다르다. 엄상백의 경우 B등급이라 KT가 보호 선수 25인 외 보상 선수 1명과 전년 연봉 100%를 받았다. 하지만 A등급은 보호 선수가 20인으로 줄고, 돈도 연봉 200%를 줘야 한다. 최원태의 연봉이 4억원이니, 최원태에게 들어가는 계약금과 연봉에 8억원을 더해야 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하지만 돈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문제는 보상 선수다. 한 마디로 정리해서 수십억원을 주고 최원태를 영입했는데, 비슷한 능력치의 선수가 보상 선수로 나가버리는 상황이 걱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인과 25인의 차이가 얼마나 클까. A구단 단장은 "1군 엔트리가 27명이다. 그 기준으로 보면 쉽다. 25인을 보호하면 쉽게 표현해 1.3군에서 1.5군급 선수가 빠져나간다. 20인은 포지션 막론하고, 주전 선수 1명이 나간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해줬다. 실제 B등급 심우준(한화) 엄상백 장현식(LG) B등급 선수들의 보상 선수는 한승주, 장진혁, 강효종이었다. 확실한 주전이라고 할 수는 없는 선수들이다. 그런데 20인 보호로 넘어가면, 7~10승을 하는 5선발이 풀릴 수 있다. 최원태도 9승을 거뒀으니 머리가 복잡해진다.

A등급 선수가 FA로 대우를 받고 이적하는 경우는, 예를 들어 양의지(두산)처럼 앞뒤 상황 따지지 않고 데려오기만 하면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선수라는 확신이 들 때 이뤄진다. 하지만 최원태가 그 정도 압도적인 선수인지는 물음표가 붙으니, 시장이 조용한 것이다. 몸값이라도 낮다면, 주전 선수를 잃는 출혈을 감수할 수 있겠지만 몸값도 떨어질 조짐이 보이지 않으니 구단들은 멀뚱멀뚱 흘러가는 상황만 지켜볼 수밖에 없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