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외국인 선수 줄부상에 상위권 판도 요동치나.
우리카드까지 절망에 빠졌다. V리그 남자부에 외국인 선수 부상 악령이 계속해서 몰아치고 있다.
우리카드는 외국인 주포이자 캡틴인 아히가 발목 부상으로 당분간 결장할 것임을 알렸다. 아히는 지난 15일 대한항공전을 대비해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훈련 도중 왼 발목을 다쳤다. 때문에 16일 대한항공전에 결장했다.
검진 결과가 충격적. 왼 발목 근육 파열이다. 6~8주 진단이 나왔다. 교체까지 생각해봐야 하는 큰 부상이다. 우리카드는 일단 재활 후 복귀를 시도할지, 아니면 새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지 검토할 예정이다.
치명타다. 그런데 이 아픔이 우리카드에만 있는 게 아니다. 자고 일어나면 부상 소식이 나온다. 특히 상위권 팀들에 부상이 이어지니 판도 예측 불가다.
한국전력 엘리안이 시작이었다. 한국전력은 엘리안과 함께 개막 5연승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5연승이 확정되던 지난 6일 현다캐피탈전 마지막 승리 포인트를 따내고 착지하다 무릎에 큰 부상을 했다. 수술대에 올랐다. 한국전력은 엘리안 없이 3경기를 치렀는데 모두 패했다.
대한항공도 마찬가지.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야심차게 뽑은 요스바니가 어깨 부상으로 인해 6~8주 진단을 받았다. 통합 5연패 도전에 가시밭길이 예고됐다.
그나마 대한항공은 양반이다. 막심이라는 수준급 대체 선수를 데려왔기 때문이다. 운이 좋았다. 선수 본인이 한국, 대한항공행을 원해 빠르게 일이 성사됐다.
하지만 다른 팀들은 새로운 외국인 선수 데려오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은 "이미 시즌이 시작된 상태라, 좋은 선수들은 각 팀들과 계약이 돼있다. 그렇다고 어정쩡한 선수를 데려올 수도 없는 일이고, 머리가 아프다"고 토로했다. V리그는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던 선수들로만 대체가 가능해, 풀이 한정적이라 우리카드 역시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시즌 전 마테이의 부상이 나왔던 삼성화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때는 대체 선수 영입이 훨씬 수월했고 그로즈다노프와 함께 개막 준비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레오가 건재한 선두 현대캐피탈은 웃을 수 있다.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 된 상황이다. 2, 3, 4위 대한항공, 한국전력, 우리카드가 주춤함에 따라 중하위권 팀들도 희망을 갖고 시즌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