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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0-7 대참사…'대국' 중국은 왜 축구를 못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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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일본의 베테랑 축구기자가 중국 축구의 몰락을 전체주의에서 찾았다.

1974년부터 축구 현장을 찾은 고토 다케오 기자(72)는 일본과 중국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6차전을 앞둔 19일, 일본 축구전문매체 '사커 크리티크'에 기고한 칼럼에서 '일본 축구의 중국 축구 역전 현상'에 대해 다뤘다. '중국은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 40개를 따며 미국과 경쟁한 스포츠 강국"이라며 "왜 유독 축구 종목의 강화는 실현할 수 없는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고토 기자는 20세기 초 중국 축구가 일본 축구를 압도하던 시절부터 언급했다. "21세기에 들어 경제 발전한 중국이 자금력을 살려 축구 강화에 힘을 쏟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첫 출전, 2006년 자국 개최한 아시안컵 준우승 등의 성과를 냈다"며 "하지만 그 이후 강화 계획은 실패해 지난 몇 년간 중국 축구는 더 악화됐다"고 적었다.

고토 기자는 "2011년 축구를 좋아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중국 축구 발전 계획을 세웠다. 월드컵을 개최하고 우승하는 것이 장기 목표였다. 그 후, 당 총서기, 국가주석이 된 시진핑이 독재 체제를 구축하면서 지도자 의향을 파악한 지방 정부와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이 축구에 거액의 자금을 투입했다. 유럽, 남미의 유명 선수, 세계적인 지도자를 데려왔고, 최신 설비를 갖춘 훈련 시설을 건설하고 유럽에서 유스 지도자를 고용해 유망주 발굴에도 힘썼다"고 밝혔다.

이어 "이만큼의 투자를 했는데 결국 중국 축구 강화 계획은 실패했다. 부동산 버블의 붕괴와 모회사의 경영 파탄으로 구단 경영도 악화됐다. 선수단 급료 미지급, 코로나19 팬데믹 등이 겹쳐 외국인 선수들이 차례로 중국을 떠났다. 한때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일본에 앞섰던 중국 최강팀 광저우 헝다(현 광저우FC)는 모회사인 헝다 그룹의 파탄으로 재정난에 휩싸여 현재는 2부리그로 추락했다. 그리고 급격히 거액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축구계에선 부정부패가 빈발하고, 협회 간부부터 대표팀 감독까지 부패 사건으로 구속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중국 축구 강화 실패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전체주의의 폐해"라고 결론을 내렸다. "20세기 후반 소련(러시아)과 동독은 올림픽에서 대량 메달을 획득하는 스포츠 강국이었다. 국가가 국가 예산으로 과학적인 훈련을 해 스포츠 강화를 추진했다. 나라의 위신을 둔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그것이 축구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의 월드컵 최고 성적은 1966년 영국월드컵 4위였다. 축구에선 하나하나의 플레이에 대해 감독이 지시를 내리는 건 불가능하다. 세트 플레이 외에는 미리 준비한 패턴을 사용할 수 없고, 타임 아웃도 없다. 그래서 축구에선 선수 개인의 판단력이 매우 영향력이 크다. 드리블을 할지, 패스를 할지, 슛을 쏠지, 공을 되돌릴지, 공격할 시간인가, 참아야 할 시간인가…. 모두 피치 위에 있는 선수들이 자신의 책임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전체주의 국가에선 개인의 판단력을 높이는 교육을 하지 않는다. 아니, 개인이 자신의 머리로 사물을 생각하는 것을 금기시한다. 기업이나 학교에서 시진핑 주석 어록의 암기를 강제하는 일이 있어도 판단력을 높이기 위한 훈련을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전체주의 국가에선 축구가 강해지지 않는다."

고토 기자는 1950년대 유럽을 호령한 헝가리 대표팀이 전성기를 누린 것은 '동유럽 국가 자유화의 시기'와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끝으로 "시진핑 체제가 붕괴돠어 자유화가 실현되었을 때, '잠자는 용'으로 불리는 중국 축구가 다시 일어설 날이 올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먼 미래일 것"이라고 결론을 지었다.

중국은 지난 9월 일본 원정에서 0대7 참패를 당했다. 19일 오후 9시 중국 샤먼 스타디움에서 리턴 매치를 치른다. 3차 예선 초반 부진을 딛고 최근 2연승을 질주하며 반등한 중국은 승점 6점으로 C조 4위로 올라섰다. 2위 호주, 3위 사우디아라비아와 승점이 같지만, 득실차에서 밀렸다. 일본은 5경기에서 4승1무 승점 13점을 따내며 C조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