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을 1년 더 연장한 건 재계약을 위한 초석이라는 분석이 등장했다.
아직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토트넘은 곧 손흥민과의 계약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조항을 발동할 예정이다. 이 조항은 2021년 여름에 손흥민과 토트넘이 재계약하면서 합의한 계약의 일부다. 토트넘이 발동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항 활성화 후 손흥민에게 알리기만 하면 된다. 1년 연장 조항 발동이 손흥민에게 전달되면 토트넘과 손흥민은 최소 2025~2026시즌까지 함께 동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유럽의 유력 기자들도 이와 같은 내용을 일제히 전하고 있는 중이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각) 개인 SNS를 통해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 연장 조항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현재 계약은 2025년 6월에 만료되지만 2026년 6월까지 연장되므로 손흥민과 한 시즌 더 계약할 수 있다. 손흥민은 내년에도 토트넘 계획에 남아있다"며 토트넘이 손흥민과 1년 더 동행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원래 계약이 1년 남은 선수들은 대부분 팀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해리 케인 같은 경우도 토트넘과 계약 만료 1년을 앞두고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팀에서도 계약이 1년 남았는데, 재계약 의지가 없는 선수들을 굳이 붙잡아둘 이유가 없다. 이적료를 벌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경우도, 토트넘이 1년 연장 조항을 발동한다고 해도 이번 시즌이 끝나면 계약이 1년 남는 셈. 토트넘 입장에서는 손흥민이 재계약할 생각이 없다면 손흥민과 이별을 결정해야 돈을 벌 수 있다. 선수의 재정적인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토트넘이기에 손흥민의 매각을 고려할 법도 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로마노 기자는 "토트넘은 1년 연장 조항을 발동하기 위한 공식적인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그게 토트넘의 생각이자 계획이다 따라서 손흥민은 1년 더 토트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로서는 토트넘이 손흥민을 매각하거나 그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손흥민 역시 오로지 토트넘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로마노 기자는 "윙어에 관심이 있는 빅클럽이 나올 때마다 손흥민이 거론됐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다른 구단과 접촉한 적이 없다"며 손흥민이 다른 구단과 협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에 따르면 손흥민 역시 토트넘에 남는 걸 원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17일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을 2026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 조항을 발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손흥민이 토트넘에 1년 더 남을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거의 결정이 끝났다. 월드 클래스 윙어인 손흥민도 토트넘에 남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토트넘도 손흥민의 잔류를 원하고, 손흥민 역시 토트넘과 더 오랫동안 동행하고 싶어하는데 구단에서 1년 연장 조항만 발동해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선수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손흥민이라면 더욱 그럴 수 있다. 지금까지 팀을 위해서 10년 동안 헌신해온 모습을 보상받고 싶은 게 당연하다.
이로 인해서 손흥민이 구단의 결정에 충격을 받고, 당황했다는 소식도 영국 현지에서 몇 차례 등장한 바 있다. 하지만 토트넘이 1년 연장 조항을 발동한 건 손흥민과의 더 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초석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토트넘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달하는 스퍼스웹은 18일 "토트넘의 많은 팬들은 구단이 손흥민을 새로운 장기 계약으로 잔류시키길 원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주급 19만 파운드(약 3억 3,500만 원)를 받고 있는 손흥민은 토트넘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자 팀의 주장이다. 또한 손흥민은 자국에서도 슈퍼스타가 됐기 때문에 경기장 밖에서도 구단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기도 했다"며 이번에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재계약 제안을 하지 않아 의문을 품고 있는 여론이 있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토트넘은 자신을 보호하고 주장과 새로운 장기 계약에 합의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벌기 위해 1년 연장을 활성화하기로 결정했을 수도 있다. 클럽의 고위층은 자신들의 결정을 손흥민 캠프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 양측이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에 새로운 다년 계약에 대한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새로운 시나리오를 꺼내들었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영국 풋볼 런던에서 토트넘 소식에 능통한 알레스디어 골드 기자도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 문제로 한창 관심이 뜨거웠을 당시 재계약 관련 질문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적이 있다.그는 지난 9월 "토트넘은 손흥민이 그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를 알고 있다. 그는 30대에도 여전히 훌륭한 선수며, 가장 슈퍼스타다. 주장으로서의 역할까지 즐기고 있다. 구단이 1년 연장 조항이 있지만 양측이 서로 원하면 재계약은 반드시 성사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골드 기자는 직접 토트넘이 손흥민과 1년 연장 조항을 결정했다고 밝힌 후 "이는 작업할 시간이 조금 더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트넘은 경기장 안팎에서 손흥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능한 미래에 손흥민과 함께 있길 원할 것이다"며 양측의 논의가 다음 시즌 안에라도 다시 이뤄질 수 있다고 다시 강조했다.
재계약 논의가 이뤄지려면 손흥민의 이번 시즌 활약이 중요할 전망이다. 손흥민이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토트넘에서 전혀 대체불가능한 선수라는 게 입증된다면 토트넘 입장에서는 손흥민을 안 붙잡을 이유가 없다. 정말로 재계약이 합의된다면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1년 연장 조항 발동 후 2년 재계약만 체결해도 손흥민은 2027~2028시즌까지 토트넘 선수가 된다. 손흥민의 나이가 30대 중반을 넘어가는 시점이다.